[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2위를 지켜라, 신, 구의 조화, 부상 선수들의 복귀 

한화이글스가 2018 시즌 더 높은 자리의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2위를 수성해야 한다. 사진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모습.
한화이글스가 2018 시즌 더 높은 자리의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2위를 수성해야 한다. 사진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모습.

한화이글스는 지난 주 중위권에서 5강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과 롯데를 홈에서 연이어 상대했다. 그동안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번 홈 6연전은 2위 사수를 위한 가장 좋은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는 삼성과의 주중 3연전에서 날씨(비)와의 사투 끝에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또한, 롯데를 상대로는 마지막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2연승, 연속 위닝 시리즈를 완성하며 주간 전적 4승 1패. 승패 마진을 +13에서 +16까지 늘리는데 성공을 했다. 

선두 두산과의 승차는 유지하면서 3위 SK, 4위 LG와의 격차는 조금 더 벌리면서 2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반환점을 통과한 시점에서 한 경기의 승차를 줄이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화이글스의 계속되는 상승세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화이글스가 2위 자리를 지켜낸다면 분명 “가을야구” 진출이 문제가 아닌 “어떤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도 될 것이다.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삼성을 상대로 한 역전 위닝 시리즈 달성!!

5위권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삼성을 상대로 한 주중 3연전은 손쉬운 승부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한화의 3선발 김재영이 제구에 난조를 보이며 삼성 타자들의 기를 살려주었다. 반면, 고졸 신인 양창섭의 다양한 구종을 가미한 피칭에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는 잠잠했다. 2대13의 대패. 우천 속에 치러진 경기에서 얻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설욕에 나선 한화이글스는 김민우를, 삼성은 위닝 시리즈를 위해 실질적 에이스 백정현을 앞세웠다. 1회부터 백정현 공략에 성공한 한화 타선은 결국 4점을 얻어냈고 김민우는 7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으로 시즌 3승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송은범, 이태양, 김범수, 정우람의 불펜진도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4:0의 승리로 연패를 허락하지 않았다.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기 위해 한화이글스는 최근 페이스가 좋은 윤규진을, 삼성은 외국인 투수 보니야를 내세웠다. 윤규진은 제구 불안으로 경기 초반 많은 위기에 처했지만 5이닝을 1실점으로 버티며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박빙의 승부 속에서 상대 강한울의 실책을 틈 타 기회를 잡은 한화이글스는 역전에 성공했고 호잉의 시즌 첫 만루 홈런까지 터지며 주중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했다. 박상원, 장민재, 이태양의 불펜진의 강력함은 여전했고 결국 8대3의 승리를 거머쥐며 결국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다. 

5위 경쟁에 바쁜 롯데를 울린 연승 행진!!

2위 사수에 나선 한화이글스는 에이스 샘슨을 내세웠고 선발 로테이션에 균열이 생긴 롯데는 불펜 좌완 이명우를 깜짝 선발로 투입했다. 하지만 한화이글스는 이명우 공략에 실패했다. 하지만 샘슨이 6이닝을 1실점으로 버텼고 6회말 2대2 상황에서 터진 지성준의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으로 5대2의 승리를 거뒀다. 서균, 이태양, 정우람의 불펜진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불운이냐 실력이냐의 기로에 선 휠러. 중위권 경쟁에서의 승리가 필요한 김원중. 휠러는 타선으로부터 선취점의 도움은 받았으나 수비에서는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5이닝 3실점(1자책)으로 계속된 우려를 씻어내지 못했다. 반면 김원중에게 5이닝을 허용했지만 2득점에 성공했던 타선은 이후 고효준, 구승민, 오현택의 벽을 넘지 못하고 3대5의 리드를 빼앗긴 채 9회말 마지막 공격을 맞았다. 롯데의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2사 1, 2루 마지막 찬스에서 어제의 히어로 지성준이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쳐내면서 6대5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위닝 시리즈로 써 내려갔다. 

더 높은 곳을 위해: 2위를 사수하라

80경기를 치른 현재 48승 32패. 승률 0.600, 승패 마진 +16. 지난 주 첫 경기 패배 후 다시 4연승을 내달리며 드디어 승률 6할 달성에 성공했다. 선두 두산과는 5.5경기. 순위를 바꾼 3위 SK와는 3경기, 4위 LG와는 4경기의 차이를 유지했다.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넥센과는 무려 8.5경기 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페이스라면 가을야구 진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이글스의 계속되고 있는 2위 사수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가을야구 진출은 5위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4, 5위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하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서 “대권”을 노리기에 너무 어려운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2위를 유지한다면, 정규시즌이 끝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4, 5위 와일드 카드전 그리고 3위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지켜보며 전력을 구축하고 전략을 구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많은 휴식을 통해 떨어질 수 있는 경기 감각도 어느 정도는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게 된다. 또한, 현 시점에서 단독 1위 두산의 페이스가 워낙 좋기 때문에 무리한 운영 대신 2위 자리 사수에 초점을 맞춰 시즌을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가을야구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많게 된다. 

전력의 완성도를 높여라: 신, 구의 조화와 부상 선수들의 복귀

베테랑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인해 강제적인 리빌딩이 진행이 되고 있는 한화이글스. 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최재훈의 백업 지성준, 내야의 백업 정은원, 외야의 백업 김민하와 장진혁, 멀티 백창수. 이 선수들은 5년 차 이내의 젊은 선수와 다른 구단에서 실패를 맛 본 선수들이다. 하지만 김태균, 정근우, 최진행, 양성우의 빈자리를 충분히 성공적으로 메워주고 있다. 

이들은 강력한 성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화의 상승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2015 시즌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강경학은 백업을 넘어 주전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정근우가 복귀를 하더라도 2루의 주전은 강경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백업 포수 지성준은 볼배합이나 수비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최재훈을 능가하는 타력과 집중력을 바탕으로 한 결정력을 장점으로 포수 주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김민하, 백창수는 외야 뿐 아니라 필요할 때는 1루 수비까지 소화하며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젊은 백업들의 성장으로 이제 복귀 시점이 다가오는 베테랑들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은 타선의 힘이 떨어진 시점에서 팀의 중심 타선에 배치가 되고 허술했던 1루 수비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는 점차 경험 부족을 나타내는 정은원에게 여유를 줄 수 있을 것이고 최진행과 양성우의 복귀는 김민하, 백창수, 장진혁 등의 체력과 경험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메워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한편, 투수진에서는 조정기를 거치기 위해 퓨처스에 내려간 안영명과 절치부심하고 있는 심수창 그리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고 있는 고졸 신인 박주홍, 좌완 불펜 김경태, 이충호 등이 언제든 1군 콜업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한화이글스가 11년 만에 노리는 가을야구는 단순히 가을야구 진출이 아니라 더 높은 곳을 향한 아름다운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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