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지도

이탈리아에서 중세유적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도시는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Venezia)다. 그중 우리가 베니스(Venice)라고 알고 있는 베네치아는 로마, 피렌체와 달리 이탈리아 본토에서 약4㎞ 떨어진 아드리아 해(Adriatic Sea)의 리알토(Rialto) 섬을 중심으로 116개의 섬들이 409개의 다리로 옹기종기 연결하여 형성한 독특한 해상도시다.

베네치아에서 수상버스나 곤돌라를 타고 베니스 운하를 한 바퀴 둘러보면, 굵은 나무 말목들을 바다위에 촘촘히 박은 그 위에 섬의 흙을 얹어서 대지를 만들고 집을 지으며 살아온 베네치아 인들의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은 캄보디아 툰레샵 호수위에 집을 짓고 사는 수상가옥과는 차원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567년 아틸라 족에게 쫓긴 롬바르디아 인들이 아드리아 해로 밀려나 뗏목 위에 집을 짓고 살다가 프랑크족을 물리친 뒤에도 리알토 섬을 중심으로 12개의 섬들이 다리를 연결하고 본격적인 거주지로 삼은 것이 베네치아의 건설 시초이다.

베네치아_지도
베네치아 부두
대운하
대운하

 

 초기에는 세력이 마약해서 아드리아 해 건너편에 있는 비잔틴의 지배를 받으면서 해상무역을 시작하였으나, 7세기 말에는 무역의 중심지로 크게 성장하여 10세기 말에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강한 자유도시로 성장했다. 육로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중세에 바닷길로 동서무역의 중심지가 된 베네치아는 도시국가로서 베네치아 공화국이 성립되었다.

자가용 배들

 피렌체에 메디치 가문이 있다면 베네치아에는 세레니시마 가문(Serenissimus Family)이 있다고 할 만큼 세레니시마 가문의 영향이 컸다. 세레니시마 가문은 1202년 베네치아의 엔리꼬 단돌로(Enrico Dandolo: 1107~1205) 총독이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하려고 4차 십자군 지원을 요청한 이후 세력을 급속히 확대하더니, 중계무역으로 커다란 부를 쌓았다.

그러나 16세기 이후 투르크인들의 세력이 커지면서 베네치아는 크게 위축되더니, 1797년 나폴레옹 1세에 의해서 점령되면서 자치권을 잃었다. 나폴레옹 전쟁이 끝나자 민족통합운동이 전개되어 1861년 비토리오 임마누엘 2세에 의해서 이탈리아에 편입된 베네치아는 베네토 주의 주도(州都)로서 인구 약30만 명이 살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이탈리아’라는 통합된 국민의식은 매우 미약하고 한다.

베네치아까지는 피렌체에서 버스로 약3시간 걸리지만, 우리 가족은 베네치아로 가는 도중에 있는 베로나(Verona)에서 잠시 들렸다. 이탈리아 북부 도시 중 로마 시대의 유적이 매우 많은 베로나는 로마의 콜로세움경기장보다 더 일찍 지은 고대 원형경기장이 원형형태로 남아있는 등 중세 유적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특히 중세시대 미술의 중심지이자 예술가구와 귀금속·대리석 공예품을 제작하는 수공업이 발달했던 베로나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극작가 섹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1599; Romeo and Juliet)’의 배경이 되었던 도시이기도 하다.

섹스피어
섹스피어

섹스피어는 18세 되던 1582년 8세 연상인 앤 헤서웨이와 결혼했는데, 그는 1585년부터 7∼8년 동안 유럽 각지를 여행했다. 그때의 경험은 그의 작품세계에 많이 숨어있어서 ‘베니스 상인’에서 당시 융성했던 베네치아를 무대로 삼았고, 또 베로나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탄생시켰다.

베로나에서 베네치아까지는 기차로 약1시간 20분, 요금은 9유로이고, 버스는 약2시간가량 걸린다.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밀려오는 관광객들은 물론 해외여행에 극성인 코리언들이 넘쳐나는 베네치아는 2018년 5월 1일부터 인천에서 국적기 아시아나가 주3회 직항 운행하기 시작했다.

관광객 추방현수막
관광객 추방현수막
리알토 다리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로 갔을 경우에는 산타 루치아 역에서부터 도보로 산마르코 광장까지 이동하고, 배를 타고 간 경우에는 선착장에서 탄식의 다리를 지나 산마르코 광장으로 가는 것이 보통이다. 베네치아는 본섬을 중심으로 폭 30~70m로 구불거리는 S형의 3.8㎞에 이르는 대운하 양쪽의 수많은 섬들로 형성된 도시로서 북동쪽에서 남서쪽까지 약 51㎞로 뻗은 초승달 모양의 석호 중심부에 베네치아의 중심이자 베네치아의 상징인 리알토 다리가 있다.

베네치아에서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코스는 산마르코 성당과 두칼레 궁, 그리고 세계적인 유리제품을 생산하는 무라노 섬, 그리고 카지노와 해수욕장,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열리는 곳으로 널리 알려진 리도 섬이 대부분이어서 걸어서 하루면 모두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도시에는 큰 나무그늘이 없어서 무더운 여름철에 여행하는 것은 또 하나의 고생이라는 점을 기억해서 여행 시기를 정할 필요가 있고, 또 물가가 상상외로 비싸서 숙박까지 하는데 부담스럽다면 육지로 나가서 묵은 뒤 다시 찾아오는 편이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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