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충청권 국회의원들이 20일 6.13지방선거 이후 첫 모임을 가졌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첫 회합이었지만 추락한 지역 민심 회복을 위한 이렇다 할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더구나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이 있는 시‧도당위원장들은 모두 불참해 뒷말을 낳았다.

한국당 충청권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최연혜 의원(비례대표)에 따르면 매월 유사제로 오찬 정기 모임을 가져오고 있다. 이날 모임은 지방선거 이후 첫 모임으로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이 유사를 맡았다.

이날 참석자는 총 14명 가운데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 정용기 의원(대덕구),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 홍문표 의원(홍성‧예산), 이명수 의원(아산갑),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상당), 이종배 의원, 유민봉 의원(비례대표), 최연혜 의원 등 9명.

이들은 여의도 모처 식당에서 1시간 남짓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통해 지방선거 이후 지역민들의 신뢰 회복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혜 의원은 모임 직후 브리핑을 통해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다. 특정한 안건을 가진 것이 아니라 매월 정기 모임의 성격이었다”며 “충청도에서도 (지방선거)참패를 해서 그 이야기를 했다. 최근 당의 사태와 관련해서는 다들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꾸 소그룹으로 모임이 있게 되면 오해와 왜곡이 많으니 의원총회를 통해 이야기 하자는 말도 했다. 소그룹별로 얘기를 하다 보니 그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확산되고, 오히려 당 쇄신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우리도 충청권 의원들 모임이라고 따로 하는데, 당 안에서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계파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니까 그런 것에 대해 다 함께 걱정을 했다. 당이 함께 짊어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지역을 포함한 별도 모임이 자칫 계파갈등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방선거 참패 후 첫 모임이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지역과는 동떨어진 원론적인 브리핑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특히 이은권(대전 중구)‧성일종(충남 서산‧태안)‧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등 각 시‧도당위원장이 모두 ‘개인 일정’을 이유로 빠지면서 모임의 무게감마저 떨어뜨렸다.

이날 모임을 취재한 한 기자는 “비공개 모임이라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언론에 공개한 모임 결과는 너무나 상투적이다”라며 “이번 선거에서 충청 민심을 얻지 못한 데 대한 뼈저린 반성과 혁신은커녕 의기투합마저 엿볼 수 없던 자리였다”고 혹평했다.

한편 한국당은 친박(친 박근혜)계를 중심으로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혁신안에 반발하며 해묵은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현재 충청권 의원들 대부분은 범(凡) 친박계로 분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