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석 충북도의사회장

안치석 충북도의사회장

다음 달부터 대형병원의 상급병실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서울대병원 등 빅6병원을 포함해 대형병원의 하루 입원비가 2~30만 원 정도인데 이제는 5~9만 원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이후 이어지는 보장성강화, 소위 문재인케어에 따른 정책입니다.


전국 1580여 개 병원 중 350개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입니다. 병상수로 따지면 67만 개 병상중 13만 개가 해당이 됩니다. 충북은 40여 개 병원 중 상급 1개, 종합병원 9개가 상급병실 급여화 병원입니다.

병원장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80%에 달하는 중소병원보다 대형병원의 입원료가 더 싸졌습니다. 가뜩이나 경쟁력 차이가 큰데 입원비 역전으로 대형병원으로 쏠림이 가속화됩니다. 지방환자의 서울 집중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서울 빅6 병원은 노나게 생겼습니다. 지방과 중소병원은 뭐라 말도 못하고 수익성 악화로 아수라장입니다. 문케어의 보장성 강화가 이대로 계속되면 골고루 잘사는 의료, 지방을 살리는 의료는 언감생심입니다. 서울과 지방, 빅6와 중소병원 등 의료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될 것입니다.

의협은 상급병실 급여화 정책을 철폐하라고 주장합니다. 의료적 필요성이나 비용효과성 등 건강보험 급여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합리적인 태도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의료전달체계가 없습니다. 경증이나 중증 구분 없이 서울 빅6 병원으로 몰려갑니다. 필수의료나 중증의료 대신 식대나 상급병실료 급여화가 먼저라는 현 정부의 보여주기식 정책은 청산해야 할 새로운 의료 적폐로 보입니다.

‘좋은 뜻으로 만든 정책’이 나라를 망하게 하는 예를 많이 봅니다. 퍼주기 베네수엘라를 부러워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사람 적고 자원 많은 스칸디나비아가 아닙니다. 의사와 의료현실을 무시한 책상머리 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돈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면서 중증 필수의료를 도외시합니다. 지방의료와 중소병원을 몰아내려는 상급병실 급여화는 건보재정을 악화시키면서 국민이 불편한 의약분업처럼 우리나라 의료를 왜곡시킬 것입니다.

빅6 병원으로 지나치게 집중된 서울 중심 의료를 극복하고 지방의료도 더불어 균형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젠 지방병원과 중소병원은 개원의와 같은 배를 탔습니다. 서울 큰 병원으로 환자를 의뢰하기보다는 이왕이면 도내 병의원 먼저 생각하는 덕목이 필요합니다. 지방병원을 돕고 중소병원을 살리는 충북판 품앗이 이웃 의료를 대안으로 제안해 봅니다.

613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압승과 야당의 몰락이라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비공식 전언에 의하면 정부와 민주당은 문재인케어 추진을 위해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 병협을 상대하면서 의협 패싱을 노골화할 것이라고 합니다. 의협과 시도의사회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중소병원과 개원가는 깊은 무력감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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