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영선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부여에서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지난 9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영선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부여에서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6·13 지방선거 결과 충남에서 전통적으로 보수지역으로 알려진 공주·부여·청양·서산·태안·금산 등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싹쓸이'가 화제다.  특히 공주·부여·청양 지역의 승리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정치적 재기로 점쳐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주·부여·청양은 보수의 강세로 그동안 민주당 계열 후보들이 기를 펴지 못한 곳이다. 특히 부여·청양은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지지율이 높았던 지역. 그런 곳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정현(부여)·김돈곤(청양) 후보가 군수로 당선됐다. 

인근 지역의 대전 시민 김 모(50) 씨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이 대세라고 해도 부여·청양에서까지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며 “그동안 충남에서도 그쪽 지역이 워낙 그렇지 않았냐...설마 했는데...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부여 지역은 광역의원(민1석·한1석)과 기초의회(민6석, 한3석)까지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청양도 광역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기초의원은 더불어민주당 2석, 자유한국당 3석, 무소속 1석으로 4년 전 광역·기초의원 가운데 민주당 계열 후보가 1명도 없었던 것에 비해 비약적인 승리를 이뤄냈다.

승리 요인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높은 국정운영 지지도가 큰 역할을 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후보자들이 ‘될 만 한 사람’ 이었다는 인물론도 무시할 수 없다.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박정현 부여군수 당선자와 충남도 자치행정국장, 농정국장을 등을 거친 김돈곤 청양군수 당선자는 모두 “야무지게 일을 잘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수현  역할론 , 총선승리도 가능(?)

'대세론'과 '인물론' 외에 공주·부여·청양에서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역할론'도 호평을 받고 있다. 전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인지도를 선거운동에 십분 활용,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박 전 대변인은 한 때 유력한 충남도지사 후보였으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과 본인의 공주시 여성의원 공천 의혹 등으로 ‘중도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아픔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열정적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해 '선당후사'의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변인의 측근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입술이 부르트도록 지지를 호소하고 다녔다. 보수의 텃밭인 이 곳에서 자치단체장은 물론 기초의원까지 배출, 박 전 대변인의 공이 크다는 사람이 많다”며 “당선자들도 박 전 대변인에게 고맙다고 덕분이라고 하는 등 역할이 컸다”고 자평했다. 이어 "박 전 대변인은 항상 유권자들에게 무릎 꿇고 큰 절하는 자세로 유명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자들에게 그렇게 섬기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그런 면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한 공주∙부여∙청양의 더불어민주당 승리로 1년 10개월이 남은 2020년 4월 총선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은 4선의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그러나  자신의 지역구에서 지방선거 참패로 정 의원은 5선 가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반면 같은 지역구에서 제19대 국회의원이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공주·부여·청양의 승리로 박 전 대변의 정치적 입지가 넓어진 것은 확실하다. (박 전 대변인이) 총선에 도전 할 것으로 본다. 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 지지율은 큰 사건이 없는 한 향후 총선까지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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