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중 유일하게 보수후보 당선...진보세력 포용 숙제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13일 치러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향후 4년 동안 시민단체와의 관계 설정은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사진은 설 교육감이 재선이 확정된 뒤 취재진을 향해 소감을 밝히는 모습.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13일 치러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향후 4년 동안 시민단체와의 관계 설정은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사진은 설 교육감이 재선이 확정된 뒤 취재진을 향해 소감을 밝히는 모습.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4년 동안 대전교육계 수장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충청지역 교육감 중에서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세종이나 충남북과 달리 대전은 보수로 분류되는 설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대전만 보수후보가 당선된 것은 그만큼 설 교육감이 표밭 관리를 잘했다는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교육에 대한 무관심이 투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재선에 성공한 설 교육감은 자신의 복안대로 '미래를 만드는 대전교육'이라는 청사진 아래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새로운 교육현장 구성에 나선다.

설 교육감은 후보 시절 공약으로 5대 정책방향과 24개 핵심과제, 10대 주요 이행과제를 발표했다. 

△미래를 선도하는 교육혁신 △창의 융합형 미래인재 양성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공정하고 효율적인 교육경영 △균등한 교육복지 실현 등의 정책방향 속에 △존중과 책임의 자율적 학교문화 확립 △유아의무교육 및 돌봄 기능 강화 △‘재능 쑥쑥’ 진로교육 △산학협력형 현장 연수 및 실습 △체험과 실천 중심의 안전교육강화 △무상급식 및 무상교육 △교원 업무 혁신적 감축으로 교육 전념 여건 확립 △참여와 공감의 투명한 교육행정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함께 일구는 교육격차 해소 등을 이행 과제로 꼽았다.

본인 스스로 보수 성향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설 교육감을 보수 후보로 분류해 왔다. 그가 대전교육계를 이끌었던 지난 4년 동안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보수후보들이 보이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서 인지 재선에 도전하는 공약 중에는 고교까지 무상급식 등 좌클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설 교육감은 재선에 성공하면서 다시 한 번 자신의 교육 철학을 실행에 옮길 기회를 잡게 됐지만 숙제 또한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진보세력 포용이 설 교육감이 풀어야 할 최대 당면과제다. 직선제 도입 이후 첫 양자대결로 치러진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방은 111개 지역시민사회단체가 선정한 진보교육감 단일후보인 성광진 후보였다.

성 후보측은 이번 선거전 내내 민주세력과 거리감을 좁혀가면서 설 교육감을 위협했다. 때론 선관위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이 감지됐음에도 성 후보의 좌클릭은 점점 더해졌다. 성 후보를 단일후보로 선정한 시민사회단체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말이다. 시민사회단체의 주요 인사들은 성 후보 캠프 선대위에 합류해 설 교육감의 낙선을 유도해 왔다.

이처럼 성 후보를 지지했던 시민단체는 설 교육감에게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 뻔하다. 시민사회단체 뿐 아니라 설 교육감을 향해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하며 칼날을 곤두세웠던 전교조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다. 설 교육감이 이런 시민사회단체 등과 공생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4년후에는 3선을 장담할 수 없을지 모른다.

설 교육감은 선거운동 내내 보수와 진보의 편가르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출하면서 본인은 보수가 아니라고 항변해 왔다. 이런 자신의 항변에 믿음을 주기위해서는 시민사회와 간극을 좁히는 것은 물론, 선거운동기간 동안 약속했던 개혁적인 공약을 하루속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설 교육감 스스로 재선에 성공한 뒤 당선 소감에서 "학생이 행복하고, 선생님은 보람을 느끼며, 학부모님은 만족하고, 시민이 공감하는 미래를 만드는 대전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듯 구성원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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