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천 삼뱅이보리밥(충남 천안시 문화동 문성동주민센터 앞)

천안 목천 고향 이용순 대표의 맛의 철학 담긴 35년 전통 보리밥

보릿고개를 넘으며 질리도록 먹었다던 그 옛날의 보리밥이 건강 별식으로 돌아왔다.

계절음식이 무색해진 요즘은 별미가 돼 버렸지만 보리밥은 우리 전통음식 중의 하나로 우리네 일상식이이었다. 입맛 없을 때 갖가지 제철 나물 얹고 된장.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는 별미 맛과 입이 칼칼하다 싶으면 찬 물에 말아 후루룩 떠넘기는 맛은 보리밥만이 간직한 특별한 선물이다. 이러한 보리밥이 과거의 추억에만 머무르지 않고 건강식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목천 삼뱅이보리밥의 보리밥 한상차림
목천 삼뱅이보리밥의 보리밥 한상차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문화동에 있는 ‘목천삼뱅이보리밥’은 이용순 대표가 35년 동안 보리밥 메뉴 하나로 천안시민들에게 추억의 별미를 전해준 보리밥전문점이다. 천안역 부근 문성동행정복지센터 앞에 있어 찾기도 쉽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고향집처럼 푸근하고 시골밥상처럼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다.

자리에 앉으면 보리밥 단일메뉴(7천원)이기 때문에 인원수대로 알아서 나온다. 보리밥이 나올 때까지 뱃속을 따뜻하게 해줄 보리숭늉이 나온다. 밥알을 담갔다가 꺼낸 허연 숭늉이 아니라 보리누룽지를 오래 끓인 진국이다.

주문을 하고 얘기를 하다보면 커다란 양푼에 각종나물과 반찬으로 한상 가득 차려진다. 양푼에 담긴 갓 지은 잘 퍼진 보리밥에 신선한 제철 채소와 나물반찬, 뽀글뽀글 끓는 구수한 된장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돋운다. 기호에 맞게 방풍나물, 부지깽이 나물, 콩나물, 토란대무침, 들깨나물, 열무김치, 부추, 된장 등 10여 가지의 양을 조절해서 직접 담근 고추장을 넣고 비비면 된다. 특히 두부가 나와 영양에도 신경쓴 흔적이 보이고 쌈 채소가 수북하게 나와 비빈 보리밥을 쌈을 싸서 먹어도 되고 직접 짠 들기름까지 넣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나물은 매일 제철재료로 바뀐다.

각종 나물을 넣은 보리밥
각종 나물을 넣은 보리밥
비빈 보리밥
비빈 보리밥

목천삼뱅이보리밥 냉장고 없는 집으로 유명, 단일메뉴 보리밥 하나로 전국적 명성

정성들여 무쳐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간이 잘 밴 나물들은 맨입에 먹어도 나물이 가진 아삭아삭한 맛이 살아있다. 밥보다 야채의 양이 더 많아 보인다. 가격에 비해 푸짐하다. 주걱으로 잘 비빈 보리밥을 한 수저 떠서 입안에 넣으면 미끌미끌하고 탱글탱글하게 돌아가는 보리밥 특유의 맛이 어린 시절의 느낌 그대로다. 고향 집처럼 푸근하고 시골밥상처럼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된장의 깊은 맛, 콩나물과 열무김치의 아삭거림이나 겉절이와 방풍나물, 들깨나물의 풋내를 맛보는 재미에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진다. 사실 보리밥이 맛있다고 해서 보리밥 맛집은 아니다. 보리밥은 정확히 말하면 보리밥에 각종나물 등을 넣고 비비기 때문에 보리비빔밥이다. 그래서 나물과 들기름 된장 3박자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맛있는 보리밥 집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나물들이 제 맛을 내면서도 밥과 비볐을 때 한 가지 맛으로 조화를 이뤄 내는 것이 중요하다.

보리밥
보리밥

쌈장부터 허술한 것이 하나도 없다. 음식 하나하나가 정성을 들여 만들어져 정갈하고 삼삼할 뿐만 아니라 보리밥을 비빈 후에도 나물 고유의 향과 맛이 잘 배어나온다.

이런 비법은 이용순 대표의 맛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이집에는 그 흔한 냉장고가 없다. 먹고 남는 곳을 보관하지 않기 위하여 매일 시장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해서 그날 그날 사용하기 때문이다.

보리밥 건강별식으로 새롭게 주목 천안맛집으로 부상

보리는 밀가루의 5배 쌀의 16배에 해당하는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소화 시간이 쌀보다 길어 포만감을 오래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에도 좋다. 추운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병충해가 심하지 않아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식품이며 비타민과 무기성분,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쌀과 혼식하면 영양분을 고루 섭취할 수 있다.

목천 삼뱅이보리밥 전경
목천 삼뱅이보리밥 전경
천안 목천이 고향인 목천삼뱅이보리밥 이용순 대표
천안 목천이 고향인 목천삼뱅이보리밥 이용순 대표

최근 웰빙을 중요한 삶의 실천방법으로 삼은 시대의 흐름이 보리밥을 다시 찾게 만든다. 솥에서 푹 삶아낸 보들보들하고 구수한 옛날 보리밥의 맛을 젊은 세대가 제대로 알리는 없지만 건강별식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건 틀림없다.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도 별미 보리밥은 무감각한 입맛을 일깨워 준다.

그 미끌미끌하고 거칠거칠한 색다른 추억의 맛을 즐겨보고 싶다면 보리밥을 소개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곳, 천안 목천 삼뱅이보리밥을 찾아보자. 보리밥의 진수를 느낄 것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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