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전 20여 분 간 국무위원들과 생중계 ‘시청’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국무회의에 앞서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국무위원들과 함께 생중계로 시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0분 차담(茶談)장에 도착해 국무위원들에게 “오늘은 차담하지 말고 먼저 들어가서 (북미 정상회담)시청합시다”라고 말했다.
국무회의가 진행되는 세종실에 입장한 문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은 미리 설치해둔 대형 스크린과 텔레비전을 통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장 방송을 시청했다. 회의 테이블 가운데 텔레비전이 3개씩 총 6대 설치됐고, 문 대통령 자리에는 별도 모니터가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자 옅은 미소를 띠며 중간 중간 고개를 끄덕이며 회담중계 장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집중해 시청했다. 특히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장면에선 고개를 끄덕이며 환한 미소를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태안 출신인 조한기 의전비서관이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국무회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눈짓을 보내자 문 대통령은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잠깐만’, ‘조금 더’라는 사인을 보내 회의 참석자들이 웃음을 짓기도 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과 핫라인 가동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계획없다”고 말했다. 또 북미 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전망이라기보다는, 기도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한병도 정무수석은 ‘북미 정상회담과 지방선거 중 어느 쪽이 더 신경 쓰이나’라는 질문에 “오늘 회담이 중요하다. 다만 저한테는 아무래도 내일 지방선거가 신경이 쓰인다”고 답했다.
조한기 의전비서관은 “국무회의 시작 전 북미 정상회담 생중계 시청은 누구 아이디어라기 보다는, 워낙 중요한 이슈이니 생중계를 보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비서관은 ‘대통령 의중도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정시간 보다 20여분 늦게 시작한 국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지금 북미 정상회담이 시작됐다.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싱가포르에 가있지 않을까 싶다. 저도 어제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남북미 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기를 국민들과 함께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북미 정상회담 직후 입장을 담은 논평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