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서울 코리아?”

그녀는 흥미롭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서울 코리아는 잘 알지, 내 친구도 그곳에 갔어.”

무엇 하러?”

돈 벌로…….코리아는 대단한 나라더라고. 땅은 작지만 우리보다 훨씬 잘 살잖아. 내 친구도 그곳 부산에 갔거든. 같이 가자고 했었는데…….”

그래?”

그런데 왜 이곳에 왔어?”

그녀는 내 눈치를 살핀 뒤 곧바로 말꼬리를 돌렸다.

글쎄…….”

사업차 왔나 봐? 간혹 그곳 사람들이 이곳에 온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직접만나 보기는 처음이내. 무슨 사업을 하는데.”

나는 말없이 고개를 내저었다. 굳이 설명을 하고 싶지 않았다.

무슨 사업을 하냐니까?”

사업차 온 것 아니야.”

그럼 왜?”

“........”

관광 온 거야. 아니면 …….”

그녀는 KGB의 하수인처럼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직업을 들추어서라도 나의 방문 목적을 알아내고 말겠다는 듯이 말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행동은 나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 내가 지불한 화대의 값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오는 일종의 의무감 같은 것이었다. 내가 육체적으로 자신을 짓밟지 않은 만큼, 또 그런 일을 당하는 시간만큼 나를 묶어두겠다는 계산 이었다.

또 한 대의 담배를 빼물었다. 그리고는 바닥이 닿을 만큼 길게 연기를 들이켰다.

그녀역시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올려다보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대꾸도 하지 않고 담배 연기만 토해 냈다. 낯선 침묵이 자욱하게 고였다. 그제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동양계 아가씨는 없나?”

동양계 아가씨는 왜? 필요 해?”

그냥…….”

여기는 러시아 아가씨들 밖에 없어. 얼마 전까지 선원을 따라 이곳에 온 방콕아가씨가 한 명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 람콴이라는 여자였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 어느 때부터인지 보이지 않았어.

그리고는 없었나?”

.”

동양계 아가씨들은 어디에 가면 만날 수 있나. 고려인이나 혹은 한국인…….”

한국인은 없을 텐데, 이곳에서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거든. 그런데 왜 한국인을 찾으세요?”

그럴만한 일이 있어서야. 혹 이곳에서 한국인 여자를 납치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나?”

순간 그녀는 놀란 듯이 굳게 입을 다물었다. 납치라는 단어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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