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학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교수

중용을 주역의 철학적 원리로 풀이한 '중용, 주역으로 풀다'란 책은 중용에서 논의되는 유학의 형이상학적 개념들을 주역의 입장에서 분명하게 설명했다.

또 중용 각 장에서 밝힌 핵심 개념을 주역의 64괘에 대응시켜 설명했다. 예를 들면, 10장의 제12장의 부부(夫婦)는 택산함괘(澤山咸卦)의 부부지도(夫婦之道)로, 제25장의 종시(終始)는 산풍고괘(山風蠱卦)의 종즉유시(終卽有始)로 풀이했다.

중용의 마음학을 사상철학으로 해석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제마의 사상철학은 주역의 사상 원리를 바탕으로 중용의 희로애락 등을 그대로 계승한 마음학이자 기철학이기 때문에 역학적 풀이와 서로 통한다.

이 책은 중용의 글 속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주역으로 풀이한 것이지만, 글 너머 있는 뜻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제20장의 구경(九經)을 서경의 홍범구주(洪範九疇)로 대응하면서 이것이 바로 하도(河圖)의 오행(五行)원리에 근거한 것임을 풀어낸 것이다.

이 책은 총 4부분으로 구성됐다. 첫째는 각 장을 대표하는 괘(卦) 그림과 제목이고, 둘째는 중용 원문과 직역(直譯), 셋째는 주역의 입장에서 원문을 해설한 것이고, 넷째는 그 장을 정리하는 주역의 내용과 핵심 한자를 풀이한 것이다. 

특히 한자의 풀이는 나의 ‘주역으로 풀다’ 시리즈 첫 번째 저술인 하늘을 품은 한자, 주역으로 풀다(골든북스, 2016)에 근거한 것이다. 한자의 부수 214자를 주역의 이치로 풀이한 이 책은 하늘이 준 위대한 선물로 한자의 차원을 높인 것이다.

중용은 인간 본성과 마음작용, 마음의 근거인 천(天)을 밝힌 선진유학의 마음학이라 하겠다. 중용의 천명(天命), 성(性), 희로애락(喜怒哀樂), 성(誠), 지인(知人), 지천(知天), 천도(天道), 인도(人道) 등은 모두 마음에 관한 것으로 주역의 학문적 체계에 근거했다.

이 책을 쓴 임병학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교수는 충남대에서 정역을 연구했던 류남상 교수한테 역학을 배웠다. 주역을 근본으로 일부 김항의 정역(正易)철학과 동무 이제마의 사상철학 소태산 박중빈의 일원철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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