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천양고기(대전시 서구 월평동 월평중학교 뒤)

양고기 어깨부위의 삼각갈비로 유명. 숨겨져 있는 월평동맛집 자리매김

양고기에 대한 저항감이 줄면서 양고기 소비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웰빙푸드로 다른 육류보다 연하고 맛 또한 우수하고 광우병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질병으로부터 제약을 받지 않아서 대중적인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양고기 삼각갈비
양고기 삼각갈비

대전시 서구 월평동 월평중학교 뒤편에 있는 ‘조기천양고기‘(대표 허수경)는 최상급의 어린 양인 램(Lamb)의 삼각갈비 하나로 유명세를 타는 양갈비전문점이다. 월평동 후미진 곳에 있어 찾기도 어려운 곳에 있지만 예약은 필수인 곳이다. 오후 5시에 문을 열고 11시까지 영업을 항다.

메뉴는 양 생갈비(200g 1만8000원) 하나뿐. 갈비는 양고기 중에서 가장 연하고 부드러운 어깨부위의 삼각갈비만 사용한다. 삼각갈비는 뉴질랜드 산으로 고객의 굽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주방에서 초벌구이 해서 손님상에 낸다. 양 생갈비는 양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게 어떤 양념도 하지 않는다.

삼각갈비는 양고기 중 가장 고급 부위다. 적당한 마블링에 풍부한 육즙을 지닌 두툼한 삼각형의 갈비살은 스테이크처럼 두껍게 나와서 입안에 넣으면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육질이 환상적이다. 뼈가 붙은 부위라 육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소 등심처럼 부드럽고 담백하지만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에도 좋다. 특히 선입견과 달리 어린 양이어서 양 특유의 노린내와 잡내 전혀 없는 게 특징이다. 쫄깃한 식감과 적당한 지방의 고소함은 소갈비와 비슷하다.

삼각갈비 한상차림
삼각갈비 한상차림
초벌해서 나온 삼각갈비를 숯불에 익히는 모습
초벌해서 나온 삼각갈비를 숯불에 익히는 모습

갈비는 역시 뼈에 붙은 살이 맛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허 대표가 삼각갈비에서 살을 먹기 좋게 잘라준다. 잘라낸 뼈에도 살이 조금 붙어 있다. 다 익으면 끝부분을 종이에 싸서 건네준다. 비록 계륵 같은 양이지만 뜯어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소주한잔 들이키면 그 맛은 금상첨화.

양고기에 대해서 안 좋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먹어보고 놀란다. 삼각갈비는 향신료 즈란에 고춧가루. 소금 등을 섞어 만든 소스를 찍으면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양고기는 크게 램(Lamb)과 머튼(Mutton)으로 구분된다. 나라마다 구분은 다르지만 대개 6개월-1년 미만의 어린 양을 램이라 불린다. 보통 돌을 지난 양은 머튼으로 불린다. 이곳 양고기는 1년 미만의 어린 양인 램을 사용한다.

양 생갈비
양 생갈비
삼각갈비
삼각갈비

1년 미만의 어린 양을 램(Lamb)사용, 양 특유의 노린내 잡내 없어

월령에 따라 양고기를 구분하는 것은 양고기의 독특한 향 때문이다. 초식동물인 양은 풀을 많이 먹고 성체가 될수록 육색이 붉어지고 향이 짙어진다. 스카톨이라는 화학물질이 체내에 쌓일수록 향은 심해진다. 어린 양고기일수록 밝은 살결이 분홍빛이고 특유의 향이 없다. 근육 발달도 적어 육질도 부드럽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꺼려하는 사람은 그간 경험한 양고기가 머튼일 가능성이 높다.

밑반찬도 푸짐하다. 허 대표가 담근 백김치를 비롯해 파김치, 열무김치, 초적삼피클, 케일피클, 양송이, 표고버섯, 방풍나물 등이 푸짐하게 나온다. 김치류가 많은 한국식 스타일이라 그동안 중국식 양고기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좋아한다.

내부전경
내부전경
조기천양고기 외부전경. 주변에 식당이 없고 주택만 있다.
조기천양고기 외부전경. 주변에 식당이 없고 주택만 있다.

특히 백김치, 양파줄기김치와 함께 싸먹으면 많이 먹어도 느끼함이 없다. 양고기임에도 불구하고 한식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이런 매력으로 직장인들의 회식과 각종 모임에 최고로 꼽힌다. 양고기와 궁합이 맞는 연태고량주와 칭다오맥주도 저렴하다. 양갈비는 3인분이 기본이고 2.4째 일요일은 휴무이다.

양갈비를 먹고 후식으로 나오는 김치말이국수(2인6000원)도 인기. 동치미 같은 살얼음이 동동 뜬 백김치 국물에 소면을 말아 나오는데 양도 푸짐하지만 술 먹고 먹으면 술이 확 깬다. 다음날 뒤끝도 깔끔하다. 삼각 갈비보다 오히려 김치말이국수가 더 유명할 정도로 일품.

허수경 대표. 사진찍기를 극구 거부해 상차림에 멀리서 찍었다.
허수경 대표. 사진찍기를 거부해 상차릴 때 멀리서 찍었다.

살얼음 동동 뜬 김치말이국수 인기. 양갈비보다 인기 더 많아

이 모든 음식은 허수경 대표가 혼자 만든다. 춘천에서 1997년부터 소갈비,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다 2010년 대전에 정착해 양갈비까지 섭렵하면서 명실공이 ‘갈비의 대가’ 소리를 듣는다.

외식업 21년의 내공으로 낮에는 음식을 만들고 예약에 따라 준비를 하지만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손도 커서 뭐든 푸짐하게 내주고 혼자 음식을 만들다보니 바쁘게 움직인다. 특히 지고추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 맛도 별미. 입구에 있는 담궈 놓은 된장독을 보면 그 맛을 능히 알 수 있다. 음식하나하나에 정성이 묻어 있다.

양갈비보다 더 유명한 김치말이국수
양갈비보다 더 유명한 김치말이국수

양고기는 영양 측면에서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다른 육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저칼로리, 저지방, 고단백의 대표 육류로 특히 콜레스테롤 함량이 육류 중에서 가장 낮다. 다른 고기보다 섬유질이 풍부하면서도 칼로리가 낮고 융점이 높아 소화흡수도 원활하다.

오늘 양갈비 어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낯설게 느껴지던 양고기가 어느덧 일상에 녹아들고 있다. 맛있는 음식은 허기뿐만 아니라 마음 한 구석의 허전함, 외로움까지도 채워주곤 한다.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는 양고기의 맛, 퇴근길 삼각갈비와 소주 한 잔이 그리워진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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