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전 열린 한미 정상회담 ‘성과와 과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에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부터 1박 4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23일 새벽(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4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의 전초전 성격이 짙었다.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북한이 최근 한미 연합공중훈련(맥스선더 Max Thunder)을 문제 삼아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고,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거론되고 있는데 대한 한미동맹 확인 성격이 강한 대목이다.

한미 정상, 북미 회담 앞두고 한미동맹 ‘확인’
트럼프 “문 대통령 엄청 신뢰..중재능력 A+”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이 보인 한미 양국에 대한 태도에 대해 평가하고, 북한이 처음으로 완전 비핵화를 천명한 뒤 가질 수 있는 체제 불안감의 해소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훈련 종료일인 오는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며 “또 양국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과 관련해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그(문 대통령)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다른 시각을 보여 왔다. 그는 합의를 성사시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나는 문 대통령을 엄청나게 신뢰하고 있다. 지금 그가 하는 방식이 우리가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정말로 도와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특히 "나는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이 한국으로선 아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나 잘 했느냐. 더 이상 더 좋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A+(플러스)' 점수를 준 것"이라고 칭찬 세례를 했다.

“트럼프, 정치적 상황 고려 북미회담 차질 없을 것”
“남북, 오해 풀려는 물밑 노력 이어지면 성공적 북미회담”

문 대통령이 붉은 매로 비유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붉은 곰에 비유되는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서 중재 역할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시사저널 1492호 표지.
문 대통령이 붉은 매로 비유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붉은 곰에 비유되는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서 중재 역할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시사저널 1492호 표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북미회담이 무산될 경우 입을 정치적 타격을 의식해 다음 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일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3일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좋고 안 열려도 상관없다”고 한 발언에 “안 하려는 생각은 아주 미미하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자칫 정상회담이 안 열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어려운 정치적인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전에 예방주사를 놔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라며 “또 하나는 북한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정상회담 개최 자체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김정은을 압박하는 협상 전술로 이야기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로서의 문 대통령을 A+로 평가한 것은 상당한 신뢰와 호감을 가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21일 발행된 주간지 <시사저널>은 정연아 이미지컨설턴트협회장과 명리‧관상학자인 김동완 동국대 겸임교수 도움을 받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와 물형관상(物形觀相)을 파악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선명하고 날카로운 ‘붉은매’, 김정은 위원장은 온화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가진 ‘븕은곰’에 비유했다. ‘매’가 하늘의 맹수라면, ‘불곰’은 땅의 맹수로, 둘 다 자존심이 세고 공격성이 살아있다고 분석했다. 서로 상대를 굴복시키려고만 할 경우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상(相)을 가졌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 ‘붉은매 VS 붉은 곰’ 매파 역할 ‘막중’
北,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남측 취재진 방북 허용

때문에 문 대통령은 두 사람이 강(强)대 강(强)으로 부딪치지 않도록 ‘매파’ 역할을 하며 중재하는 막중한 위치에 서 있는 셈.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3일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북미 정상회담 성공이라는 게 결국 우리의 문제이고, 우리가 중심에 있다는 측면에서 중재자, 견인자로 역할을 다해서 오히려 우리가 반드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우리 대통령께서 밝혔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북이 다소 오해가 있었던 부분을 풀기 위해 우리가 물밑이든 간접적이든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고, 이러한 노력을 통한 자세와 성의를 보이면 북한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또 성공적 북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현장에 남측 취재진을 막았던 북측은 23일 방북을 허용했다. 남측 취재진은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성남공항에서 수송기를 이용해 원산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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