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병역면제 사유, 직접설명 필요”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자료사진.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의 병역면제 문제를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병역면제 사유인 발가락 상해사고에 대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힌 허 후보가 정면 돌파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한국당 대전시당은 17일 중구 시당사에 ‘병역기피 의혹 검증·제보센터 현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허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의혹과 관련된 제보접수 목적 외에 논란을 계속 키워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국당은 16일 오전에도 허 후보를 겨냥해 논평을 냈다. 이들은 “발가락이 잘릴 정도의 큰 사고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허태정 후보를 대전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면서 “허 후보도 ‘기억나지 않는다’는데, 민주당이 나서서 ‘발가락’이 잘린 사유를 해명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공세를 폈다.

전날 민주당은 송행수 상근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자료를 통해 한국당과 설전을 벌였다.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거기에 일일이 대응할 수는 없다”면서도 허 후보의 사고경위를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송 부대변인은 “허태정 후보는 1989년 경 공사현장에서 철근이 발에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엄지와 검지 발가락 2개에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며 “당시 소망병원에서 검지발가락은 치료에 성공하였지만 엄지발가락은 상태가 좋지 않아 결국 완전한 치료에 실패하여 일부가 손실되고 말았다고 한다. 이는 병역당국에서 이미 문제가 없다고 판명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송 부대변인의 논평은 같은 날 허 후보가 공약발표 기자회견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사고경위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1989년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뒤 나온 것이어서 논란을 증폭시켰다. 후보 본인이 기억나지 않는데 제3자가 사고경위를 설명하고 나선 것이기 때문.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허 후보가 의혹제기를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소속 A 전 시의원은 “병역면제를 위해 자해했다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전혀 없어 의혹제기만으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사안이지만 왜 병역을 면제받았는지에 대해서는 후보 본인이 공개적으로 설명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A 전 시의원은 또 “병역면제에 이르게 한 사고경위에 대해서는 비록 개인적으로 아픈 과거일지 몰라도 광역단체장에 도전하는 공인의 입장에서 명확하게 설명하고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