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있는 시와 그림]

맛과 그림 1

냉면

집마다 아주 색다른,

색다름이 아주 미미한,

미미한데 아주 분명한,

분명함이 아주 깊은,

깊어 아주 찬,

즉 쿨한 너!

“쿨하게 살아라”

맛과 그림 2

햇감자

쪼그라들도록 굶으며 겨울을 버틴 씨감자의 눈을 잘라 태어난 햇감자는 아담처럼 몸에서 떼어내 매듭처럼 탄생한 것들, 쓰임새는 각자의 몫만큼 선택되어 작은 알감자는 조려지고, 조금 더 큰 것은 밥과 같이 익혀지고, 애기 주먹만 한 것은 구워지고, 큰 것들은 쪄지거나 전(煎)으로 쓰이는 각자의 몫들 그러니 자식이든, 새끼든, 열매든, 곡식이든 아픔 없이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하물며 햇감자도 그러한데.

“포근하게 살아라”

시와 머그컵

Schonbrunn

궁(宮)은 혈(穴)자리에 놓여, 스스로 높이고, 화려함만이 그들의 일거리, 선과 악의 최고점에서 가끔은 잔인하고, 그리고 예술의 이름을 부흥시키고, 그래서 빈에서는 폴짝폴짝 왈츠 리듬이 생각나고, 자유를 향하여~~ 그러고 보니 나는 굴레를 벗어난 행복男

궁은 연 노란색 ‘아름다운 샘’, 6살배기 모차르트가 피아노를 황후 마리아 테레지아 앞에서 연주한, 그녀의 막내딸이자 기요틴으로 올라간 마리 앙투아네트의 슬픔, 혁명은 누군가의 피비린내를 맡아야 하는, 궁은...

운현궁에서 가례를 치르고, 불탄 죽음의 한이 설인 민비(명성황후)가 오페라로, 그러하듯 결과를 보면

궁은... 오직... 민초들만 향하여 다시 살아나야 한다.

*쇤부른 궁은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남서쪽 교외에 있는 합스부르크가의 여름 별궁으로, 합스부르크 왕조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곳이다. 마리아 테레지아의 여름별장이기도 했다.

원장실의 스켈레톤

가구두- 여벌

놀이터보단 일터에서 더 편해야 하고

짝퉁 나이키 고무신이나 마사이족의 타이어 샌달은

선택받아 발 냄새까지 거뜬히 소화해야하고

물광 불광 없다고 밑바닥 인생이라 한탄하지 말고

닳은 만큼 가벼워지시게나.

소소한 느낌들

됴화

봄 처녀 기다리던 비탈진 과수원에서

됴화는 불그스레

내가 취할 때처럼 흔들리다가

공주 외곽 됴화밭 안 한정식 집에 있었던

그 많던 뜨거운 사연들도 어느새

아들이 그만한 나이가 되었고

작년 것이랑 분명 틀리겠지만

약간은 무덤덤하게 모른척 하고

넘어 가는 센스를 발휘하는 그리움이

이 밭에만 오는 생기는 이유는?


송선헌 원장.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 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