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세월호, 촛불사태 등 대형이슈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균형상실'이라는 진단이 담긴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최문갑 씨가 쓴 밸런스토피아를 보면 미투 문제의 경우 가해자들의 추락 원인에 대해 이성과 감정, 육체와 정신의 균형 상실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도 물리적인 구조 측면에서 배의 상층부만 증축하고 하부의 평형수 관리에 소홀해 배가 균형을 잃고 가라앉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가 리더십의 난맥상을 드러낸 박근혜, 최순실 사태도 교훈은 비슷하다. 헌법의 맹점인 제왕적 대통령제로 인해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됨으로써 균형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이들 대형 사태가 우리 사회를 엄청난 충격과 혼란에 휩싸이게 했다는 점에서 거대한 쓰나미와 같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같은 쓰나미가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밀려올 개연성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갈수록 균열의 소리가 유달리 크고, 그 충격과 후유증이 쓰나미가 돼 우리를 덮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득의 극단화, 즉 불균형의 심화로 흙수저·금수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청년실업, 정규직·비정규직 문제 등에서도 갈등이 심화하고 있으나 균형 잡힌 정책은 아득하기만 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우리의 유별난 이념갈등, 남남갈등, 세대갈등 등도 극단으로 치달으며 심각한 양상이다. 사생결단의 대립과 상식 이하의 언행이 곳곳에서 난무하는 실정이라고도 꼬집었다.

저자는 그 답으로 밸런스토피아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밸런스와 유토피아의 합성어다. 균형의 가치를 제대로 성찰, 구현한다면 한국 사회, 나아가 지구촌은 한층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 그리고 모두 동경하는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의 재발견이다. 새는 좌우 양 날개로 난다. 두 날개 중 하나가 비정상적이면 균형을 이루며 비상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근본이념은 자유와 평등이다. 보수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자유와 진보의 평등이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민주주의는 살아 숨 쉬리 수 있다.

이 같은 균형의 가치를 재인식해 정치권은 이제 어느 한쪽에 붙박이로 고착화한 이념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경제쪽에서도 인간의 끝을 모르는 탐욕이 자제돼야 함께 행복할 수 있다.

균형의 가치는 지금의 통일 논의에도 적용된다. 저자는 역대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이 진영논리에 치우친 점을 지적하고 보수와 진보가 함께 대북통일정책의 입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만나보자.

기자 출신인 저자는 시사평론가, 대학출강, 강연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방신문에서 뉴욕특파원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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