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어른이 되어서도 그리워집니다. 아이들 2-3개월 때 가제손수건으로 얼굴을 덮었다가 손수건을 떼어 주면 처음에는 표정이 두려움과 놀램으로 보였다가 자주 하다보면 얼굴에 웃음 가득한 경험을 합니다. 나중에는 아이가 스스로 얼굴에 덮었다가 떼면서 놀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손수건이 빨리 떼어지지 않으면 엄청 놀래서 울기도 합니다.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 놀이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인생의 좌우할 만큼의 관계 경험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선조들의 지혜로움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놀이의 제목은 ‘까꿍놀이’ 입니다.

‘까꿍놀이’는 미소가 지어지는 테마이다. 때로는 미소보다 두려움의 감정이 올라올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숨었다 나타나기 놀이를 ‘깍꼭놀이’ 즉, "peekaboo"라고 합니다. 생후 6~7개월부터 놀아주는 놀이로, 안 보이는 곳에 숨어 있다가 "깍꿍"하면서 놀래키는 놀이를 의미합니다. 까꿍! 꺄르르~ 까꿍! 꺄르르~~ 놀이를 할 때마다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흔히 ‘까꿍놀이’와 똑같이 표현됩니다. 이렇게 놀래키는 경우에도 사용하기도 하고, 숨바꼭질을 하면서 ‘찾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보통 엄마나 아빠가 자기 눈을 가리고 ‘어디 있나?’ 하면서, 손을 눈에서 떼면서 ‘여기있네, 찾았다.’ 하는 놀이를 합니다. 아이들과의 중요한 놀이임을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됩니다. 엄마와의 분리, 다른 사람들과 분리됐다가 다시 만나는 거리 조정하는 능력을 키우는 기초적인 놀이의 하나입니다. 이 놀이를 통해 ‘대상영속성’ 또는 '대상항상성'를 익히게 됩니다.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상실과 되찾기 놀이를 통해 실제 삶에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 싶은 욕구와 자유, 독립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또 분리불안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불안정애착 관계를 형성하여 관계에 있어서 불신의 감정으로 삶을 살아갈 수 도 있습니다.

어떤 역할이든 자질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어머니의 자질은 더욱 그러합니다.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잘 포착할 수 있는 엄마의 능력, 엄마의 자기표현 능력, 창조성, 상상력 등이 자기 발달을 위한 비옥한 토양이 되는 것입니다. 비옥한 토양을 뿌리를 내리는 작업은 기초작업이면서도 자신의 삶까지도 지배하게 됩니다. 성인이 되어서 자신 안의 핵심적인 감정을 찾는 것은 어릴 적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결핍의 요소를 찾는 것입니다. 어릴 적 상실에서 오는 소외감은 관계에 있어서 거절감을 함께 동반하고 결국 우울로써 자신을 통제하게 됩니다.

엄마와의 분리 작업을 통해 개별적이며 자율적인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자신만의 안전지대를 형성해 갑니다. 엄마가 지지하고 있다라는 확신을 통해 독립적으로 균형을 잡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억압된 삶은 엄마가 자신의 삶을 언제든 휘둘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의해 불안이란 감정을 형성하게 됩니다. 어떤 보살핌을 받고, 어떤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현재 서 있는 시점에서 자신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엄마나 아빠처럼 직접적인 대상이 토양역할이 되지 못한다면 자신만의 중간대상이 필요합니다.

흔히, 이런 질문을 합니다. ‘어릴 때 받아야 할 사랑을 못 받거나 부모님이 안 계실 경우에는 이러한 애착이나 상실은 어떻게 되나요?’ 사랑이란 것은 감정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그 때가 어린이든 성인이든 상관없이 그 시점부터 감정에 진솔하면 됩니다. 단지, 시간상의 거리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상실의 이미는 차원이 다릅니다. 상실은 흔히 말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에 포함됩니다. 상담과 치유를 통해서 자신만의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살면서 여러 차례의 상처와 고통을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행복과 즐거움을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체험함으로써 서로 상반된 감정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가 합쳐져서 자신만의 토양을 풍성하게 형성해야 합니다. 흔히 긍정적인 감정만이 내 것이 될 수 없고,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인 감정만이 내 것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공존합니다. 단, 자신만의 비옥한 토양은 환경에서 오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삶 속에서 스스로 영양을 채워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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