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사직서 처리 지연 부담 토로
천안병 후보 사실상 전략공천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국회의원.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국회의원.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로 확정된 양승조 의원(천안병)이 의원직 사직서 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 달 30일 국회의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보궐선거 확정을 위해선 본회의 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4월 임시국회는 여야가 ‘드루킹’ 특검과 방송법 처리,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등을 놓고 기 싸움을 거듭하다 본회의 한번 열리지 못한 채 1일 회기를 마쳤다.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재‧보궐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사직서를 처리하려면 본회의가 열려야 하는데, 한국당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국회의원들의 사직 처리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을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민주당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의원은 양 의원을 비롯해 김경수(경남지사 후보)·박남춘(인천시장 후보) 의원이고, 자유한국당에서는 이철우 의원(경북지사 후보)이다.

현재 민주당과 한국당 의석수는 5석 차이(121석 대 116석)로, 지방선거 출마 의원들의 사직이 처리되면 118석 대 115석으로 3석 차이로 바뀐다. 여기에 한국당이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을 영입하면 1석 차이로 좁혀질 수 있다. 민주당이 1당을 유지할 순 있겠지만, 하반기 원구성 협상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가 어려운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양 의원은 “여야가 안건에 대해 합의하면 본회의 개최와 사직 처리는 이루어지겠지만, 보궐선거 확정 시점이 늦어질수록 보궐선거 출마자의 선거운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 의원의 의원직이 최종 수리될 경우 국회 상임위원장(보건복지위원장)은 여당인 민주당 간사가 대행을 맡게 된다.

현역 국회의원은 사직원 접수증만 제출하면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 의원은 1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다만, 본회의에서 사직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보궐선거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

양 의원은 “5월 10일 전후로 본회의가 열려 사직이 처리된다면 후보등록 시점이 불과 2주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선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전략공천으로 갈 공산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또 민주당 천안병 보궐선거 후임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양 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14년을 지켜왔기 때문에 후임자 걱정이 제일 큰 건 사실”이라며 “천안병 후보는 일단 당원들의 반발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천안시민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고, 중앙당이 동의해야 한다. 이 3가지 조건을 갖추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저와 가까운 사람을 후보로 내면 좋겠지만, 그러면 당내 반발과 전체 선거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분을 당대표와 사무총장에게 말은 전한 상태지만 최종 결정은 기다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윤일규 순천향대 의대 교수의 전략공천 설에는 “아직 보궐선거가 확정되지도 않은 시점에 특정 인사를 거론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도 “윤 교수가 공천을 받는다면 앞서 언급한 3가지 조건에 부합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답했다.

4선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심경도 털어놓았다. 그는 “어제(30일) 사직서를 내면서 마음이 착잡했다.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지만, 인생의 가장 소중한 날을 국회에서 보냈기 때문”이라며 “만으로 45세부터 14년째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데, 50대는 여기서 다 보냈다”고 회상했다.

한편 양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사용했던 쌍용동 이마트 인근 건물을 선거 캠프로 다시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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