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년 전부터 서해바다를 지켜온 영해기점 무인도서

충청남도 태안군 근흥면에 속한 서격렬비도가 해양수산부가 선정하는 5월 이달의 무인도서로 선정됐다.

태안에서 55km 떨어져 있는 서격렬비도는 북격렬비도, 동격렬비도와 더불어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라고 불린다.  세 개의 섬이 멀리서 보면 기러기가 열을 지어 날아가는 것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서해의 독도’라고도 불리는 서격렬비도는 우리나라 영해를 결정하는 23개의 영해기점 중 하나로 중국 산둥반도와 가깝고(약 260㎞ 이격), 주변 해역에 풍부한 수산자원이 많아 이를 노리는 중국어선이 수시로 침범해 불법조업을 일삼는 등 단속활동이 활발한 지역이기도 하다.

또 중생대 백악기인 약 7000만 년 전 화산 폭발로 생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화산섬이다.

동해의 독도가 460만 년 전, 남해의 제주도가 100만 년 전에 생성된 것을 감안하면 서격렬비도가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나라 바다를 지켜왔는지 가늠할 수 있다.

영겁의 세월을 거쳐 바다와 바람에 깎인 해식동과 해식애가 만들어낸 해안 경관이 해무와 어우러지면 태고의 신비로운 비경을 자아낸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사람의 손이 쉽게 닿지 않는 환경은 야생 동‧식물에게 천혜의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특히 4~5월에는 만여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섬에서 산란을 하며 서해를 건너는 철새들에게 날개를 잠시 쉴 수 있는 휴식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바다 속은 시야가 10~15m까지 나오는 청정지역으로 미역 등 해조류 뿐 아니라 드물게 연산호도 발견된다. 전복‧해삼‧홍합 등이 풍부해 제주에서 해녀들이 원정도 오고 주변해역은 멸치, 꽃게, 오징어 등이 많아 연중 황금어장을 이룬다.

서격렬비도는 2014년 절대보전무인도서로 지정되었고, 2015년 우리나라 영해기점을 표지하는 영구시설물이 설치되기도 하였다. 영해기점 표지시설은 우리나라 영해의 시작점을 대외적으로 명확히 하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주변해역의 조위, 수온 등 해양관측과 항해선박 모니터링 등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박정주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서격렬비도는 충남 최서단에 위치한 군사적․지리적 요충지로서 해상교통 안전 및 해양영토 보전 등 국가안보와 해양영토 수호 등을 위해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며 “5월의 무인도서 선정을 계기로 다양한 가치를 보유한 서격렬비도와 그 주변 수역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 추진해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달의 무인도서 선정은 해양수산부에서 우리 무인도서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추진해오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부산 영도 ‘생도’, 2월에는 전남 신안 ‘고서’, 3월에는 제주 ‘사수도’, 4월에는 경남 통영 ‘홍도’를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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