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진 기대감 상승, 불펜의 안정과 보직, 타선의 침체

한화이글스가 시즌 초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사진은 한화 투수진들.
한화이글스가 시즌 초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사진은 한화 투수진들.

2018 시즌 페넌트레이스 144경기 중 20% 정도의 경기(29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지난 주, 3승 2패의 성적을 거두며 다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롤러코스터”처럼 매주 성적의 편차가 심한 것이 아쉽지만 아직까지는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조금 더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향후 순위 경쟁에서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주 우천으로 기아와의 주중 홈 첫 경기가 취소되었지만 나머지 두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냈다. 하지만 주말 사직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1승 2패로 아쉽게 시리즈를 내주며 주간 3승 2패에 만족해야 했다. 2018 한국 프로야구는 시즌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두산과 SK 그리고 LG가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최하위 삼성을 제외한 6개 팀이 2경기 차이 안에서 촘촘하게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한화이글스는 29경기에서 14승 15패(승률 0.483)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5위 버티기에 성공하고 있다. 

샘슨, 휠러, 김재영의 호투, 선발진 기대감 상승

제1선발 키버스 샘슨의 반전 스토리. 샘슨이 기아를 상대로 팀 5연패를 끊는 일등 공신이 되었다. 샘슨은 화요일 경기가 비로 순연되면서 수요일 기아와의 4차전에 등판을 했는데 7이닝을 91개의 공으로 버텨내며 1실점만 허용했다. 송은범과 정우람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9회초 이성열의 결승타와 정우람의 마무리로 5연패를 끊는 장면을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150km에 빠른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포크볼까지 다양한 구종을 강력한 구위로 던져내며 점점 한용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제2선발 제이슨 휠러가 데뷔전 이후 처음으로 퀄리티 피칭을 완성하며 6이닝 1실점으로 기아 타선을 산발시키며 중요한 승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많은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볼넷을 1개로 최소화시켰고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아줬다. 아직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하던 패턴에서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기 시작한 것이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에게 꽁꽁 묶였던 타선은 9회에 폭발하며 단순에 3득점에 성공하며 역전극의 서막을 올렸고 정우람은 언제나 그렇듯 9회를 틀어 막고 승리를 지켜냈다.

토요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토종 선발 자존심 김재영은 올시즌 최다인 6⅓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샘슨과 휠러에 이어 지난 주 세 번째 퀄리티 피칭에 성공했고 최근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제구에 신경을 쓰며 타자와의 승부에서 도망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한 것이 주요했다. 샘슨이 에이스의 역할을 해주고 휠러가 어느 정도의 경기력만 유지해준다면 김재영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기 때문에 선발진은 어느 정도 계산이 설 것으로 보인다. 배영수가 “퐁당퐁당(한 경기 호투, 한 경기 부진)”의 피칭을 얼마나 최소화 해주느냐가 관건이고 비어 있는 5선발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가 숙제로 남아 있다.

불펜의 안정감 계속, 하지만 확실한 보직은 아직

한화이글스의 불펜진은 현재 10개 구단 중 최고의 피칭을 자랑하고 있다. 한용덕 특유의 불펜 운영으로 과부하에 대한 염려도 있었지만 지난 주 첫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되면서 조금의 여유는 갖고 시작할 수 있었다. 

안영명, 송은범, 이태양으로 이어지는 선발급 릴리프가 건재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안영명과 송은범은 승리조와 타이트 한 상황에서의 추격조 역할 그리고 이태양은 롱릴리프의 역할을 정말 잘 해주고 있다. 송은범의 잦은 등판이 염려가 되긴 하지만 아직 큰 우려를 나타내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여기에서 박상원, 서균으로 이어지는 젊은 불펜진도 상황에 따라 좋은 피칭을 해주고 있다. 박상원은 송은범과 안영명의 역할을, 서균은 타이트 한 상황에서 우타자를 상대로, 특히 중심 타선 앞에 등판하여 잘 이겨내고 있기 때문에 불펜의 힘은 어느 팀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상황이다. 

예년의 박정진, 권혁, 송창식의 트리오가 언제쯤 1군에 선을 보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의 불펜진이 부진하거나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시점에는 반드시 베테랑들의 복귀가 이루어져야 한화이글스가 시즌을 온전하게 치러낼 수 있을 것이다. 

타선의 침체 장기화 조짐

지난 주에도 많은 찬스에서 대량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득점권 타율의 저조함과 장타의 부재였다. 전체적으로 타자들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는 상태인 것은 맞지만 득점권에서의 집중력 부족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일요일 롯데와의 경기는 한화이글스 타선의 최악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무려 16명의 진루가 이루어졌으나 득점은 3점에 그치며 3:4의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그 중에서도 하주석의 타격 침체는 상, 하위 타선의 짜임새를 헐겁게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반전의 계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 등의 힘 있는 타자들의 장타가 최근 사라진 것이 결국엔 대량 득점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물론 타격의 싸이클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올라올 시점이 있겠지만 그 시점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찾아야지만 이번 주에 만나는 상승세의 LG와의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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