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초 급식실 준공식 관련, 진실공방으로 비화

지난 24일 대전상지초등학교 급식실 준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설동호 대전교육감 모습. / 사진제공=대전교육청.

대전 상지초등학교가 급식실 준공식에 참석 예정이던 설동호 대전교육감을 위해 추경예산을 세우고 교육감 이력을 담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등 과잉 의전했다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의 문제 제기에 대해 학교 측과 대전교육청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해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문제의 시발점은 지난 23일이다. 이날 전교조 대전지부가 대전지역 언론에 이 같은 내용의 비판 성명을 배포했다.

전교조가 문제 제기한 내용은 바로 과잉 의전 부분이다. 지난 24일 상지초 급식실 준공식에 참석 예정이던 설 교육감 의전을 위해 학교 측이 추경예산 300만 원을 편성했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기념품 제작에 60만 원, 레드카펫을 포함한 테이프 커팅 물품 대여료 30만 원, 꽃사지와 꽃수반 각각 10만 원, 화분 대여료 30만 원, 테이블보 30만 원 등 행사장을 꾸미는 데 든 돈만 100만 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교육감 이력 등을 홍보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계획을 세웠었다고 전교조는 주장했다. 또 당초 잡혀있었던 교육감 축사도 취소됐다고 언급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상지초가 단 하루 설동호 교육감 의전을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시민 혈세 300만 원을 이런 일회성 행사에 써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지난 23일 대전지역 언론에 배포된 전교조 대전지부 성명 내용. 해당 자료는 전교조 대전지부 홈페이지에도 게재돼 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상지초와 대전교육청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애초 설 교육감을 홍보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제작한 적이 없고 본교 교사들이 제작한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식순과 급식실 공사 경과보고 외 다른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교육감 축사는 취소되지 않은 채 예정대로 진행됐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는 게 대전교육청측 입장이다.

상지초 관계자는 <디트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하나의 일을 할 때 여러 번 회의를 거치고 수정한다. 그런데 그게 마치 시행된 것처럼 (전교조가) 자료를 배포해서 사실이 아닌 것은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상식 밖의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지초는 25일 대전교육청을 통해 배포한 자료를 통해서도 "전교조 대전지부에서 급식실 준공식 업무진행 과정에 의혹을 제기한 내용이 전혀 사실과 다르고 터무니 없는 주장임을 밝힌다"며 "상지교육가족의 축제와 같은 행사에 오해의 시선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급식실 준공식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거나 화분 대여와 꽃수반, 테이블보 구입을 위해 예산을 사용한 적이 없다. 준공식을 위해 테이프 컷팅식은 했으나 레드카펫을 별도 구입하지 않았고 붉은 부직포 깔개는 테이프 컷팅 물품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것으로 컷팅자리 아래에 비치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전교조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날 상지초가 해명자료를 내자 전교조 대전지부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재반박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학교 측의 엉터리 해명자료를 그대로 받아 언론사에 배포한 공보관실의 다분히 의도적이고 불순한 행태에 대해 분노한다"며 "우리는 거짓 해명을 입증할 근거자료를 갖고 있다. 치졸한 거짓말과 명예훼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또 다시 이런 악의적인 행태를 보일 경우 법적 대응 등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처럼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면서 양측의 진실공방이 심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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