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지영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처장

이지영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처장은 24일 <디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재대 이승만 동상 철거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배재대학교에 설치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의 존폐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시민단체들이 동상 철거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이승만의 과오가 크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이승만 동상 철거운동에 참여한 대전지역 시민단체 중 하나인 이지영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무처장은 <디트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승만 동상이 철거돼야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꼬집었다.

그는 "수 만 명의 제주도민을 희생시킨 4.3 학살과 대전 산내 골령골 등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을 지시한 인물이 바로 이승만"이라며 "진리탐구의 산실이 돼야 할 우리 지역 대학 교정에 이승만 동상이 버젓이 서있다. 배재학당 출신으로 역사를 빛낸 인물이라는 게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만은 누가 뭐래도 독재자였고, 반민특위를 무력으로 해산시켜 친일잔재 청산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무산시킨 반민족행위자"라며 "헌법이 정한 절차조차 지키지 않고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꾀했으며 전국적인 부정투표를 자행해 민주주의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4.19 혁명으로 권좌에서 쫓겨났다"며 "학생들에게 귀감이 돼야 할 재단과 총동창회가 민족의 반역자인 이승만의 동상을 다시 세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동상 철거에 대한 학교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이 처장은 "학교측은 동문들이 세운 이승만 동상을 본부가 임의로 철거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지난 19일 대전시민사회단체와 합동 기자회견을 한 뒤 '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을 구성해 동상 철거를 위한 활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재대학교 교정에 설치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모습. / 사진=이주현 기자
배재대학교 교정에 설치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모습. / 사진=이주현 기자

그러면서 "지난 23일 배재대 총장에게 이승만 동상 철거를 위한 대표자 면담을 요청한 상태"라며 "대학본부가 이에 응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배재대학교 구성원인 학교, 교수, 동문들이 함께 1인 시위 및 집회, 대학 당국의 미온적인 입장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 등을 꾸준히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재대 외 대전지역에 있는 이승만 동상 철거 사례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배재대 외 이승만 동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앞서 이승만 동상은 1987년 2월 배재대 졸업 동문들이 기증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항쟁이 발생하면서 재학생들은 '독재자의 동상'이라며 동상을 내렸다.

학교 측은 3년 뒤 다시 동상을 세웠지만 학생들이 동상을 훼손하는 등 강도 높은 철거운동을 함에 따라 1997년 자진 철거해 우남관 지하창고서 보관했었다. 동상이 다시 교정에 모습을 보인 것은 2008년 6월부터다.

10년만에 또다시 흘러나오고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의 철거 요구에 배재대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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