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간 핫라인 개통, 北 핵실험 중단 선언 등 ‘긍정적 신호’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리얼미터 자료사진.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리얼미터 자료사진.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남북직통전화) 설치를 비롯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 천명 등 잇따라 긍정적인 신호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도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전향적 태도에 대해 환영 입장을 전하는 등 고무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남북 정상 집무실 핫라인, 분단 70년 만에 첫 설치

앞서 남북은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잇는 남북 정상간 핫라인을 개통하고 시험 통화를 했다. 남북 정상이 집무실에 핫라인을 설치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 연결이 완료됐다”며 “오후 3시 41분경에는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담당자 간 시험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저를 포함해 언제 어디서든 남북 정상간 전화연결이 되는 것은 분단 7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北, 핵실험 중단 및 경제 집중 전환 노선 제시
남북‧북미 정상회담 긍정적 결과 기대감 ‘고조’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지난 20일 분단 70년 만에 첫 설치됐다. 청와대 제공.
남북 정상간 핫라인이 지난 20일 분단 70년 만에 첫 설치됐다. 청와대 제공.

이런 가운데 북한은 21일 함경북도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등 핵실험 중단을 선언했다. 동시에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노선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되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와 중장거리 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라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조만간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환영 의사를 표했다. 아베 일본 총리 역시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환영한다”며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 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를 주도해 나갈 것인지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일 등 주변국 긍정적 입장, 국내 정치권 ‘온도차’

북한 핵실험 중단에 대해 정치권은 환영과 경계의 입장으로 엇갈리고 있다. 리얼미터 홈페이지.
북한 핵실험 중단에 대해 정치권은 환영과 경계의 입장으로 엇갈리고 있다. 리얼미터 홈페이지.

국내 여야 정치권의 입장은 엇갈렸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를 위한 선언과 실천적 행동을 동시에 밝힌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크게 환영한다”며 “북한의 이번 선언은 일주일 남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민족이 평화롭고 공동 번영하는 열망이 담긴 합의를 이뤄 가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루는데 양 정상이 미리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역시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한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온도차를 보였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북은 이미 6차례 핵개발 시험으로 사실상 핵을 보유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이전까지는 진전된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는 등 수많은 살라미(처리해야 할 문제를 최대한 잘게 나누어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는 뜻) 전술로 핵폐기 쇼를 하고도 후일에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사례가 무수히 많다”며 “김정은의 이번 핵폐기 선언도 살라미 전술에 의한 위장 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번 발표가 핵폐기로 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북한이) 사실상의 핵무기 완성을 선언해 국제사회에서 핵무기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 하고자한 것은 아닌지 경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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