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족족(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세종아파트 맞은 편)

하루 30개 족발, 가브리살보쌈 20개 품절되면 영업종료, 주말만 배달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는 말이 있지만 족발은 더욱 그렇다. 쫀득한 맛과 부드러운 족발의 살코기는 어린 아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촉촉하고 윤기가 잘잘 흐르는 영양만점 족발은 직장인들의 퇴근길 술안주와 국민야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촉촉하고 윤기가 잘잘 흐르는 영양만점 족발
촉촉하고 윤기가 잘잘 흐르는 영양만점 족발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세종아파트 정문 앞 골목에 위치한 ‘보이는 족족’ 은 권영제(49), 김영선 부부가 하루판매량 족발 30개, 보쌈20개의 한정된 수량만 삶아 판매하는 족발보쌈전문점이다.

족발보쌈은 1992년부터 일식주방장으로 잔뼈가 굵은 권영제 대표가 2008년부터 주특기(?)를 족발보쌈으로 바꿔 만능요리사로서 자질을 보여주는 곳이다.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가 영업시간이지만 보통 9시면 족발이 떨어질 때가 많다고 한다. 너무 시간이 늦으면 내일을 기약해야 한다.

족발,보쌈,쟁반국수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보이는 족족 세트메뉴
족발,보쌈,쟁반국수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보이는 족족 세트메뉴
가리브살 수육

메뉴는 왕족발과 보쌈 두 가지, 족발은 매일 오후 5시 한번 삶아 나온다. 국내산 암퇘지 족발을 당귀, 계피, 황기 등 한약재와 10여 가지 특별재료를 넣고 2시간 정도 삶아 나온다. 숨은 비법이 있는지 속은 부들부들 하면서 겉은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게 특징이다. 안쪽 살은 야들야들하면서 부드럽지만 껍질은 쫄깃하다. 젓가락에 집히는 모양에서부터 탄력이 느껴지고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족발은 앞다리만 사용한다. 돼지는 앞발이 뒷발보다 더 크고 퍽퍽한 뒷발에 비하여 물렁뼈가 도드라져 기름기가 많은 앞발을 선호한다. 여기에 느끼함을 잡아주는 된장찌개도 일품이다.

배달은 주중에는 없고 지역특성상 주말에만 배달을 해준다. 작은 매장이지만 연회석 방을 갖추고 있어 단체회식도 가능한 곳이다. 골목에 위치해 찾기도 힘들지만 족발이 삶아 나오는 오후 5시가 넘으면 예약문의 전화와 함께 포장손님까지 겹쳐 매장은 북새통을 이룬다.

하루 30개만 삶아내는 족발
하루 30개만 삶아내는 족발
가브리살 수육 삶는 모습
가브리살 수육 삶는 모습

족발, 보쌈, 쟁반국수 맛볼 수 있는 ‘보이는 족족 세트메뉴’ 인기

‘보이는 족족 세트메뉴‘(4만9000원)는 족발과 보쌈 그리고 쟁반국수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세트 메뉴로 단체회식, 가족외식에 인기가 많다. 특히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라 포장해서 가족끼리 먹어도 좋고 가볍게 소주 한 잔 하기에 제격이다.
 
돼지족발은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등 단백질 성분이 많아 뼈와 발톱을 빼고는 버릴 것이 없다. 특히 젤라틴 성분이 풍부하여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도 효과적이다. 또 간 기능을 부활시키고 해독시키며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하므로 공해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술안주로도 적합한 음식이다.

가브리살 보쌈도 인기. 보통 보쌈은 돼지고기 삼겹살 부위를 많이 사용하지만, 이집은 국내산 벌침 맞은 돼지 가브리살을 사용한다. 가브리살 보쌈은 전국에서도 흔치 않다. 가브리살은 인삼, 황기, 양파 등 8가지 비법재료를 넣고 40분 정도 삶아 배추쌈과 배추겉절이, 무생채 소로 쌈을 싸서 먹는다. 크게 쌈을 싸서 입안에 넣으면 부드럽고 구수한 가브리살 위력이 발휘된다. 살코기지만 퍽퍽하지 않고 육질이 부드럽다. 고기가 식어도 굳지 않고 육즙이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소주 한잔 들이키면 그 맛을 한참동안은 잊지 못할 것 같다.

가브리살 수육
가브리살 수육
족발 한상
족발 한상
권영제 대표가 접시에 담기 위해 족발 손질하는 모습
권영제 대표가 접시에 담기 위해 족발 손질하는 모습

가브리살은 돼지의 등겹살이다. 돼지의 목살과 등심이 연결되는 지갑만 한 크기의 부위로 한 마리당 200g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다. 흔히 황제살로 불리는데 삼겹살보다 연하고 쫄깃한 질감도 있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다. 맛과 모양이 항정살과 비슷하지만 육색이 짙은 선홍색이어서 다른 부위보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것도 가브리살의 특징이다.

매일 쌀밥만 먹는 사람에게는 가끔 잡곡밥이 간절할 때가 있다. 고기도 마찬가지. 좀 색다른 부위, 이른바 특수부위에 대한 호기심이 든다면 ‘가브리살 보쌈’을 먹어보자. 색다른 맛을 느낄 것이다. 족발, 보쌈가격은 중 2만9000원, 대 3만3000원이고 일요일은 휴무다.

권영제 대표, 일식주방장에서 족발보쌈전문가로 주특기 바꿔 인기 끌어

좌측부터 부인 김영선 씨와 권영제 대표
좌측부터 부인 김영선 씨와 권영제 대표

권영제 대표는 안동이 고향으로 1992년부터 대전에 정착해 일식 주방장으로 각종 요리를 해왔다. 2008년부터는 족발, 보쌈으로 종목을 바꿔 용운동 대전대 앞에서 왕족발을 운영했다. 하지만 배달하는 게 너무 힘들어 전민동으로 옮겼다. 여기서는 주말에만 배달을 하게 됐다.

족발만큼 사람들에게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음식이 또 있을까. 맛과 영양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족발, 밤만 되면 생각나는 야들야들한 족발 때문에 다이어트 실패를 경험한 이들이 적지 않다.  족발 맛이 거기서 거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족발을 먹을 수 있는 집은 흔치 않다. 퇴근길 소주한잔 생각나면 찾아볼만 한 곳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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