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원룸업자 등 강력 반발... 향후 계획도 '무조건 반대'
학교, 학생회 "반드시 추진돼야 할 학교의 생존권 문제"
현재까지 두 차례 주민설명회 열렸지만 입자차만 확인
이달 말쯤 열릴 예정인 3차 주민설명회에서도 진통 예상

대전보건대 교내에 무더기로 붙어 있는 벽보. 이 대학 학생자치기구가 붙인 벽보에는 남자 기숙사 이전에 대한 입장 등이 실려있다. / 사진=이주현 기자

대전보건대학교가 남자 기숙사 이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주민과 원룸업자 등의 반발에 제동이 걸리면서다.

남자 기숙사 이전을 두고 양측은 모두 ‘생존권’을 외치고 있다. 학교와 학생들은 학생 복지와 학령인구 감소 등에 대비해 학생 유치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숙원사업으로 보고 있는 반면, 주민과 원룸업자들은 생존권 위협과 지역 슬럼화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있다.

19일 대전보건대와 총학생회, 원룸연합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두 차례 남자 기숙사 이전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양측의 대립된 입장만 확인했다.

이달 말쯤 3차 주민설명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서로의 입장이 완고한 상황이어서 진통이 심화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짙다.

학생회가 학교 측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선화동 남자 기숙사에서 가양동 학교까지 통학버스 운행으로 매년 6300만 원이 소요돼 대학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양동 학교에서 남자 기숙사가 있는 선화동까지 직선거리로 4km쯤 되지만, 통학버스 운행시간은 20~30분쯤 걸린다. 출퇴근 시간에 걸리면 통학시간은 곱절로 늘어난다고 학생회는 학교 측에 제출했다. 

또 학교에서 남자 기숙사까지 직선거리로 약 4km지만, 통학버스 운행시간은 20~30분 걸린다. 출‧퇴근 시간에 겹치면 통학시간은 곱절로 늘어나 학생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남자 기숙사 시설도 노후화돼 주거 생활이 불편하고 휴게공간이 부족해 불만이 적지 않다.

이 때문인지 남자 기숙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2학기만 되면 크게 감소한다. 최근 2학기 남자 기숙사 공실률은 2016년 31.1%에서 2017년 43.5%로 크게 늘었다.

학생회와 학교는 남자 기숙사 이전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장은 <디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초쯤 남자 기숙사 이전에 대한 재학생 서명을 마쳤다”며 “학교와 멀고 노후된 기숙사를 떠나 학교와 가깝고 쾌적한 새 기숙사에서 캠퍼스 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염원을 담은 것”이라고 전했다.

한 학생은 “교내에 붙은 벽보를 보고 사태가 심각하다고 느꼈다”며 “학생들이 주거 선택에 주민 등이 제한을 두는 것은 좀 심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남자 기숙사 신축 이전을 오랜 숙원사업으로 계획해왔다. 한국사학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예산 70억 원으로 110실, 22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내년 9월까지 완공한다는 방침도 수립해 놓은 상태다.

대학 관계자는 “지역주민들과의 상생발전방안으로 대학 시설을 개방하거나 학교 홈페이지에 지역 원룸 시설 상황을 게시, 저소득층 및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자원봉사 프로젝트 개발 등을 구상 중”이라며 “기숙사가 이전함에 따라 인근 상권이 번성하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인근 원룸업자 등으로 구성된 원룸연합회는 ‘무조건 반대’다.

원룸연합회 대표는 “안 그래도 공실률이 높은데, 기숙사를 옮기면 원룸업자와 지역주민들은 다 거리로 내몰린다”며 “800명에게 서명을 받아 기숙사 이전 등을 반대하는 내용의 민원을 대전시에 냈고, 그래서 공청회를 가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라며 “이것은 생존권의 문제”라고 못 박았다.

대학의 기숙사 이전 계획에 기존 기숙사 주변 상인이나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자칫 갈등도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지역사회의 중재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