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세대교체론’ VS 박 ‘심판론’ 어떤 프레임 먹힐까

일찌감치 대전시장 후보로 확정된 자유한국당 박성효 후보(왼쪽)와 17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허태정 후보(오른쪽). 자료사진.
일찌감치 대전시장 후보로 확정된 자유한국당 박성효 후보(왼쪽)와 17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허태정 후보(오른쪽). 자료사진.

차기 대전시장 선거전은 ‘세대교체론’을 앞세운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판론’을 내세우는 박성효 자유한국당 후보의 양강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사실상 당내 경쟁상대가 없는 바른미래당 남충희 후보의 약진과 22일 확정되는 정의당 후보의 돌풍도 기대해 볼 만한 대목이다.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은 17일 발표된 민주당 결선투표 결과 53.96% 득표율로, 46.04%를 얻은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제쳤다. 박 전 선임행정관이 막판까지 추격전을 벌였지만, 판세를 뒤집기에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과한 허태정 후보가 본선경쟁 시작과 함께 ‘컨벤션 효과’를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인지도 면에서는 대전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박성효 후보가 ‘우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

허 후보의 경우, 젊고 참신한 이미지로 재선 유성구청장을 지내면서 대전 신도시 지역의 젊은층 민심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 고공행진이 허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박성효 후보의 개인기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박성효 한국당 후보는 줄기차게 ‘민주당 시정 심판론’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중도 낙마와 트램, 도시공원, 유성복합터미널 등 갈등현안에 대해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는 게 박 후보의 주장이다. 
 
허태정 후보는 이 같은 심판론에 대해 박 전 시장의 ‘친박’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맞대응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허 후보는 지난 연말 유성구청장 재임시절 <디트뉴스>와 인터뷰에서 “박 전 시장이 그런 말(심판론)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은 친박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럼 누가 친박이란 말이냐”고 반문한 바 있다. 

박 전 시장을 향해서 “유리한 쪽에만 서려는 것은 장사꾼”이라고 각을 세우며 “때론 불리해도 인연과 의리를 지키는 것이 정치하는 사람의 자세”라고 거친 공세를 펴기도 했다. 

허태정 후보와 박성효 후보의 대결은 여러 면에서 대전의 정치지형을 양분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진보-보수의 대결, 신구세대의 대결, 신도심과 원도심의 대결 등 ‘중도’가 끼어들 여지를 주지 않는 극한 대결로 치닫게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를 의식한 듯 허태정 후보는 17일 결선투표 발표 직후 “더 겸손하게 열심히 뛰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이상민, 박영순 후보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우리는 함께 할 때 더 강하다. 함께 할 때 이긴다”며 “경선과정에서의 갈등을 빠르게 치유하고 두 후보가 내놓은 좋은 정책을 담아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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