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표 인문운동가의 사진하나, 이야기 하나, 생각하나]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76

 

대청호.
대청호.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런 풍경을 보면서 거의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사시사철 꽃과 바람과 나무들과 새들의 노래와 하늘빛을 온전히 누린다.

그 때 자연은 우리들에게 근심 걱정을 내려놓게 한다.

반면 도시는 우리를 욕망하게 한다. 그래서 자연을 즐기는 사람이 더 행복하고 부자이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문장 하나 77

리더는 칼을 써야할 때와 거둘 때를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분노의 방향을 잃을 때 분노는 저주가 되고 자멸의 나침반이 된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이야기 하나 78

주말농장에서 봄맞이 꽃.

가장 훌륭한 꽃은 없다.

꽃은 저마다 훌륭하다. 꽃은 제가 피어날 철에 만개한다. 인생의 꽃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생에 관한 한, 우리는 지독한 근시이다. 바로 코앞밖에 보지 못한다. 그래서 늦가을 아름다운 빛을 선사하는 국화는 되려하지 않고, 다른 꽃들은 움도 틔우지 못한 초봄에 향기를 뽐내는 매화가 되려고만 한다.

‘일찍’ 꽃을 피웠다는 이유만으로 매화가 세상 꽃 중에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꽃은 아니다. 각자 인생의 꽃이 피는 계절은 다르다. 소년등과(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는 인생의 불행이 된다. 너무 일찍 출세하면 나태해지고 오만해지기 쉽다. 나태하므로 더 이상의 발전이 없고, 오만하므로 적이 많아진다. 예컨대, ‘인동초’ 김대중 대통령은 나이 76세인 2000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마지막에 어떤 꿈을 이룰 수 있느냐이다. ‘일찍’ 출세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성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는 ‘신인상’이 없단다. 우리가 노려야 할 것은 신인상이 아니라, 우리 삶의 주연상이어야 한다. 신인상은 남보다 ‘빠른’ 성취에 부여하는 상이다. 부러움을 더 크게 받는다. 하지만 신인상 수상 이후, 이어지는 작품에서는 기대만큼의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지는 모습도 자주 본다. ‘2년차 신드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주연상을 받은 사람은 최고의 경지에 있을 때 받기 때문에 큰 기복이 없다.

참고: 인간의 세 가지 불행(<정민의 세설신어, 조선일보, 2010, 8,26)

- 소년등과: “소년등과 일불행”(소년등과하면 불행이 크다),

“소년등과 부득호사(소년등과한 사람치고 좋게 죽은 사람이 없다.)”

- 아버지 덕으로 좋은 벼슬에 오른 것

- 재주가 좋은데 글까지 잘 쓰는 것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문장 하나 79

 

지극한 사람이 평범한 사람인 것처럼, 참다운 맛은 오직 담담할 뿐이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80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사랑이란 타인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살다보면, "타인에 대한 연민(Sympathy)보다 타인을 향한 공감(Empathy)이 더 중요하다."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연민이 내 삶을 파괴하지 않을 정도로만 남을 걱정하는 기술이라면, 공감은 내 삶을 던져 타인의 고통과 함께하는 삶의 태도이다.

공감은 타인에 대한 걱정이 대상이 아니라, 내 삶을 바꾸는 적극적인 힘으로 단련시키는 사랑의 기술이다. 자기 자신의 고통은 육체로 직접적 느끼면서 타인의 고통은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는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마음으로 느끼는 공감의 기술을 잃어버렸다.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감수성이 무디어졌다. 그래서 그녀는 타인에 대한 연민보다 공감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가 나에게는 공감과 연민이 둘 다 중요하다는 말로 이해한다. 왜냐하면 자비에서 '자'는 타인에게 즐거움을 주려는 마음이기 때문에 연민이고, '비'는 타인의 괴로움을 덜어주려는 마음이니까 함께 고통을 겪는다는 면에서 공감이라고 본다.


박한표 인문운동가,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경희대 관광대학원 초빙교수, 프랑스 파리10대학 문학박사, 전 대전 알리앙스 프랑세즈/프랑스 문화원 원장,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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