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산과 홈 경기후 판정 불만 대기실 난입..김 대표 "심판이 너무한다"

김호 대전시티즌 대표가 경기 후 심판실에 난입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호 대전시티즌 대표가 경기 후 심판실에 난입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18 시즌 대전시티즌 운영을 책임진 김호 대표이사가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경기결과에 불만을 품고 심판대기실에서 행패를 부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6일 대전시티즌 및 프로축구연맹 등에 따르면 대전은 지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아산 무궁화를 홈으로 불러 경기를 벌였다.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대전이 중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아산과의 경기가 매우 중요했다.

이날 경기는 전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속에 치열하게 진행됐다. 문제의 도화선이 된 장면은 1-1이던 후반 37분 발생했다. 아산 공격수가 대전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이다 올린 크로스를 골로 성공시키자 대전은 곧바로 비디오판독(VAR)를 요구했다. 주심은 비디오판독 이후 정당한 몸싸움이라고 판단해 아산 득점을 인정했다. 경기는 아산의 승리로 끝났다.

김호 대표의 행동은 경기가 끝나면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경기가 끝난 뒤 대기심이 심판대기실로 들어가자 쫓아들어가 심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심판 대기실은 구단 관계자가 들어갈 수 없는 출입금지구역이다.

김 대표의 이같은 행동은 엄연히 징계 대상이다. K리그 상벌 규정에는 심판 판정에 대한 과도한 항의나 난폭한 불만을 표시하는 행위 또는 폭언이나 모욕하는 행위를 한 구단운영책임자에게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징계 여부는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에서 김 대표의 행동 부적절 여부 등을 판단한 뒤 상벌위원회에 회부하면, 상벌위에서 최종 결정한다. 심판위원회는 통상 경기 1~2일 뒤에 열린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구단 임원이나 코칭 스텦의 강한 항의가 종종 있어 왔다"며 "최종 징계는 상벌위에서 결정하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징계 여부를 떠나 김 대표의 부적절한 행동이 알려지자 그렇잖아도 구단 운영 방식에 불만을 표시해 왔던 대전 팬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전시티즌 한 팬은 "심판들의 경기 운영에 불만을 표시할 수 있지만 감독이나 선수가 아닌 구단 대표가 심판대기실까지 찾아가 항의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항의하려면 고종수 감독이 직접 심판들에게 했어야 옳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디트뉴스>와의 통화에서 "경기가 끝나고 대기심에 얘기를 했더니 정당하게 판정을 내렸다고 하길래 그러면 영상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던 것일 뿐"이라며 "심판실에 들어가니 영상 판독관들이 이미 가고 없었다. 영상을 안 보여주려 한 것 같아 왜 일방적으로 판단하느냐고 물었던 것일 뿐 폭행이나 욕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아산과의 경기는 대체로 심판들이 대전에 대해 좋지 않게(중립적이지 않게) 봤지만 아무말 않고 있다가 경기 끝나고 심판들에게 물어봤을 뿐"이라며 "나중에 상벌위가 부르면 직접 나가 분명히 얘기할 것이다. 비싼 돈을 주고 영상시스템을 도입했으면 공정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거듭 불만을 토로했다.

클럽 감독도 아니고 국내 축구계 대표적인 지도자 중 한명인 김 대표가 심판실에서 심판들에게 한 행동을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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