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진 절반의 성공, 탄탄한 불펜 구축, 타선의 응집력 최고조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의 뚝심 야구가 2018 시즌 초반 빛을 발하고 있다.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의 뚝심 야구가 2018 시즌 초반 빛을 발하고 있다.

2018 시즌 페넌트레이스의 10%를 조금 넘게 소화한 시점에서 한화이글스의 성적은 10승 8패. 승패 마진 +2를 기록하며 두산, SK에 이은 무려(?) 3위에 랭크되었다. 특히, 최근 2주간 펼쳐진 10경기에서 8승 2패의 놀라운 페이스를 보이고 있고 지난주에만 4연승 포함 5승 1패를 기록하며 기아, 삼성을 상대로 2연속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냈다. 

아직까지 중위권 싸움이 치열한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한, 두 경기만으로도 순위가 요동치고 있지만 한화이글스의 초반 선전은 신임 한용덕 감독의 “뚝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장종훈 수석코치와 송진우 투수코치 그리고 강인권 배터리 코치, 전형도 주루 코치 등 이번 시즌에 앞서 영입된 프랜차이즈 출신 지도자들의 지도력이 선수들에게 주입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고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것이 바로 경기력으로 연결되고 있기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선발진 절반의 성공 그리고 기대감 상승

김재영, 윤규진, 샘슨, 휠러, 배영수, 김재영의 로테이션에서 윤규진을 제외하곤 선발 투수들이 모두 5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기대주 김재영은 디펜딩 챔피언 기아와의 화요일 경기에서 퀄리티 피칭을 선보이며 6년 만의 시리즈 스윕의 발판을 마련했다. 4일 휴식 후 등판한 일요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초반 4실점을 했지만 5이닝을 버텨냈고 시즌 첫 승리를 거두며 한화이글스가 주중 5승 1패를 거두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샘슨은 한국 무대 데뷔 후 첫 번째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그 동안의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기아 에이스 헥터와의 맞대결에서 1선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6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네 경기 만에 한국 무대 첫 승을 따냈다. 금요일에 등판한 휠러는 투구 수 조절에 실패하며 어려운 피칭을 했지만 5이닝을 3실점으로 버텨내며 앞으로의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베테랑 배영수는 친정팀인 삼성을 상대로 11일만의 등판이었던 토요일 경기에서 5⅔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샘슨과 휠러. 아직 두 외국인 투수의 안정감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지만 샘슨의 구위를 재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활약에 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휠러는 특유의 제구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투구 수 조절에 계속 애를 먹고 있는데 높은 쪽 보다는 낮은 쪽 제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토종 선발 트리오 배영수, 윤규진, 김재영은 점차 안정된 피칭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윤규진이 하루 빨리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면 그 안정감은 더할 것으로 판단된다.

신, 구 조화의 탄탄한 불펜 구축

한용덕 감독은 기존의 박정진, 권혁, 송창식이 빠져 있는 불펜진을 정말 잘 운영하고 있다. 운영의 핵심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가 가능한 자원을 릴리프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은범, 안영명, 이태양으로 이어지는 트리오가 그 주인공들이다. 선발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짧게는 1이닝, 길게는 3이닝까지도 소화가 가능한 이들을 활용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거나 경험이 부족한 필승 불펜진의 약점을 채워주고 있는 운영이 적중하고 있다.

여기에 박상원, 서균, 박주홍으로 이어지는 한화이글스의 젊은 필승 불펜진들이 한용덕 특유의 이닝 쪼개기 운영으로 조금씩 프로 무대에 적응하면서 박빙의 어려운 승부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 경기를 마무리하는 정우람의 존재는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명불허전 그 자체이다. 여기에 복귀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기존의 베테랑 트리오가 합류가 되면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10개 구단 중 최고의 불펜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타선의 응집력 최고조

선발 투수들의 경기 초반 부진을 만회하고 많은 역전승(7회로 최다)을 거두고 있는 또 하나의 원동력은 바로 “타선의 힘”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태균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가운데 이용규, 양성우, 송광민, 호잉, 이성열, 정근우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의 힘은 최고조에 달해있다. 특히, 양성우의 미친 활약과 로사리오를 잊게 하는 외국인 타자 호잉의 대활약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여기에 부상에서 복귀한 이성열과 점점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정근우까지 가세한 타선은 어느 투수와 대결해도 대량 득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득점권에서 답답한 면이 있었지만 최근 10경기에서는 굉장한 응집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뒤집고 대승을 거두고 있다. 

한용덕 감독의 뚝심은 18경기에서 희생번트 1회라는 엽기적인(?) 기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선수들을 믿고 맡기기 때문에 선수들이 신바람이 나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1, 3루를 책임지고 하위타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김회성의 복귀는 엔트리 운영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선진, 최재훈의 하위타선도 지난 주 타선에서 힘을 내며 슬럼프에서 벗어날 조짐이 보여 상, 하위타선의 짜임새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김태균의 복귀 시점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김태균의 복귀는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 이번 주 선두 두산과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는 넥센과의 6연전이 예정되어 있는데 5할 승부만 할 수 있다면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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