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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29]
탈북자 [29]
  • 이광희
  • 승인 2018.04.16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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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또 다른 담배를 빼물었을 때쯤에야 그는 채린의 실종에 대한 얘기를 어렵게 끄집어냈다. 폭탄에 뇌관을 심듯이 조심스러웠고 신중했다. 종전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설명할 때와는 달리 한마디 한마디를 할 때마다 여운을 남겼다.

김 선생이 실종됐다는 보고를 받은 것은 솔직히 지난 3일 이었습니다.”

그는 두 손을 모아 입에 대고 잠시 머뭇거렸다. 잠시 입을 오물거린 뒤에야 다시 답답하던 말문을 열었다.

실종되고 이틀이 지난 뒤였지요. 처음에는 영사관에서도 어디 여행을 떠났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극동대에 사람을 보냈지요. 하지만 그곳을 다녀온 수사관의 얘기는 납치 되었다든가 하는 별다른 흔적이 없으니 한 이틀 기다려 보자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틀이 지나도 소식이 없어 수사에 착수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습니다. 송구스럽습니다.”

“.......”

수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현지 경찰들이어서 국내에서와 같은 진전을 기대하기가 사실 힘든 상황입니다. 우리도 나름대로 수사를 하고 있긴 하지만 …….”

나는 입술이 심하게 타들어 가는 것을 느꼈다. 담배 연기를 연신 들이켰다.

현재까지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했다는 얘기군요.”

아직은 그렇습니다. 현지 경찰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또 적극적인 수사를 독려하고 있지만 이곳이 국내가 아니라 어려움이 많습니다. 경찰들조차 오후 5시만 되면 대부분 일손을 놓고 귀가하기 일쑤거든요.”

그는 현지 경찰의 무성의로 수사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말만을 겸연쩍게 반복했다.

그렇다면 영사관 측에서는 별도의 수사를 계속하고 있지 않다는 얘깁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총영사를 단장으로 이곳 직원들이 다각적으로 알아보고 있지요.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우리 동포들과도 연락을 취하고 있거든요. 심지어 이곳 마피아들까지 동원해서 찾고 있으니까요.”

마피아라니요.”

이곳의 치안 상태는 아시다 시피 대단히 불안 합니다. 현재 관련 당국에서 파악하고 있는 마피아 조직만 해도 50여 개에 달한답니다. 그들이 지하 경제를 장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요. 서로 싸움을 하기도 하고 살인도 예사지요

그런 놈들에게 어떻게…….”

그래도 그들만큼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지니고 있는 채널이 없습니다.”

집사람을 꼭 찾아 주십시오. 제가 믿을 곳이라고는 이곳 밖에 더 있겠습니까.”

그럼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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