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갑‧천안병 국회의원 재보선..여야 판세 ‘오리무중’

6.13지방선거가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충남 천안이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2곳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천안은 충남의 수부도시인 동시에 충남 지방선거 판을 좌우할 심장부라는 점에서 유례없는 격돌이 예상된다. 게다가 20대 국회가 지방선거 이후 후반전에 돌입하고, 제1당 자리에 여야가 사활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2석이 걸린 천안에서 ‘대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여야, 재보선 2곳 추가 충남 천안서 ‘사생결단’ 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50%대 정당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승리를 장담할 ‘에이스’가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파문 등 도덕성을 파고들며 매섭게 몰아붙이면서 재보선 판세는 오리무중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먼저 천안갑 재선거는 박찬우 자유한국당 전 의원이 지난 2월 공직선거법위반으로 대법원 확정판결(벌금 300만원)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진다. 현재까지 여야 인사 4명이 후보로 거론된다.

[천안갑 재선거] 민주당 이규희-한태선 ‘리턴매치’
한국당 길환영 전략공천 여부 ‘주목’..바른미래 이정원 ‘출사표’

천안갑 재선거 출마 후보군. 왼쪽부터 민주당 이규희-한태선 예비후보, 한국당 길환영 천안갑 당협위원장, 바른미래당 이정원 예비후보.
천안갑 재선거 출마 후보군. 왼쪽부터 민주당 이규희-한태선 예비후보, 한국당 길환영 천안갑 당협위원장, 바른미래당 이정원 예비후보.

민주당은 이규희 민주당 천안갑 지역위원장과 지난 20대 총선 당시 천안갑에 출마했던 한태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리턴 매치’를 벌이고 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당내 경선에서는 한 전 행정관이 승리해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한국당은 지난 달 9일 길환영 전 KBS사장을 영입해 천안갑 조직(당협)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사실상 전략 공천 수순을 밟고 있다. 길 전 사장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천안을 선거구에 나섰다가 중도 포기한 전력이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정원 전 천안시의회 의장이 지난 달 19일 출마를 선언한 뒤 표밭을 누비고 있다. 이 전 의장은 4선 시의원으로 시의회 의장과 공기업인 동서발전 상임감사를 지낸 인물이다.

[천안병 보궐선거] 민주당, ‘양의 남자들’ 거명 속 전략공천 가능성
한국당, 이완구 출마 여부 관심 속 이창수 재도전 준비..정준호 출마설도
바른미래, 박중현-김제식 지역구 옮겨 출마 검토 중

천안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예상 후보군. 윗줄 민주당 류병국 충남도의원, 황천순 천안시의원, 맹창호 양승조 충남지사 경선캠프 수석대변인, 김종문 충남도의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아랫줄 왼쪽부터 민주당 허승욱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 자유한국당 이완구 전 총리,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 배우 정준호 씨, 바른미래당 박중현 천안갑 지역위원장, 김제식 충남도당 공동위원장. 무순.
천안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예상 후보군. 윗줄 민주당 류병국 충남도의원, 황천순 천안시의원, 맹창호 양승조 충남지사 경선캠프 수석대변인, 김종문 충남도의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아랫줄 왼쪽부터 민주당 허승욱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 자유한국당 이완구 전 총리,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 배우 정준호 씨, 바른미래당 박중현 천안갑 지역위원장, 김제식 충남도당 공동위원장. 무순.

천안갑 재선거에 이어 천안병은 보궐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 지역구 현역인 양승조 의원이 지난 13일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서 조만간 의원직을 사퇴해야하기 때문.

민주당에서는 ‘포스트 양승조’를 노리며 공천 낙점을 받으려는 인사들이 ‘양(梁)의 남자들’을 자처하며 잰걸음을 걷고 있다. 양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류병국 충남도의원과 황천순 천안시의원, 여기에 천안병 지역구인 김종문 도의원이 가세했고, 충남지사 경선 캠프 맹창호 수석대변인인 이름도 거론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내 공천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출마 여부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 전 총리가 출마할 경우 전략 공천으로 후보자를 지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 연장선에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 허승욱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 다만, 여성당원 공천 의혹에 따른 중도 낙마(박수현)와 ‘안희정 쇼크’로 인한 출마 철회(허승욱)를 한 이력에 당원들과 지역 정서가 얼마나 포용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진 불투명하다.

민주당에 맞서는 한국당 역시 이 전 총리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 전 총리는 현재 미국에 있는 자녀 집에 머물며 본격적인 정치 재개여부를 구상 중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귀국해 출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게 이 전 총리 측 전언이다.

만약 이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선택지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중 1순위는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이 재도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누가 나와도 자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충남 예산 출신인 배우 정준호 씨가 전략공천 대상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그의 소속사는“출마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어놓은 상태. 지역 정가에서는 정 씨 출마 여부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박중현 천안갑 지역위원장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위원장은 천안병 지역구에서 과거 천안시의원을 지낸 경험을 명분으로 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19대 의원 출신인 김제식 충남도당 공동위원장이 도지사 출마와 천안병 출마를 놓고 고심 중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러 가지로 고민스럽다. 오는 20일 정도까진 이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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