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6만 8000리터 유출됐는데 '쉬쉬'... 피해 눈덩이
유성구, 송유관공사 검찰에 고발하고 원상복구 행정명령키로

12일 대전 유성구 구즉동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에서 기름이 인근 하천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흡착포를 사용해 방제 작업 장면.
12일 대전 유성구 구즉동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에서 기름이 인근 하천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흡착포를 사용해 방제 작업 장면. 대전 유성구 제공.

대한송유관공사(이하 공사) 대전지사가 관리하는 대전 유성구 구즉동 기름탱크에서 13일 오전, 2시간 동안 6만 8000리터의 경유가 유출됐지만, 공사 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엄청난 양의 기름이 외부로 흘러 나왔지만, 공사 내부의 감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관할 구청의 현장 조사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해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기름유출 사고에 대비해 탱크를 둘러싸고 1.2m 방호벽이 설치돼 있었지만,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유출에 대비한 밸브가 작동하지 않아 기름이 인근 하천까지 그대로 흘러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는 이날 오전 6시 20분께 처음 기름 탱크 배관에서 기름이 흘러나온 사실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다. 그러나 관련 기관에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인근 하천에서 기름띠를 발견한 주민이 신고한 시간은 오전 8시 20분께다. 2시간 이상 신고가 지체되면서 피해가 커진 셈이다.  

공사는 뒤늦게 "하천에 흘러든 기름 100리터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성구는 1000리터 이상 기름이 하천에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구는 신고의무를 위반한 공사 관리자 등을 검찰에 고발하고, 주변 토지 등에 대한 원상복구를 위해 행정명령도 내리기로 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엄청난 양의 기름이 기름 탱크에서 유출됐지만 이를 감지하지 못한 건 내부 감시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정확한 기름 유출 경위조사가 끝나는 대로 송유관공사 대전지사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가 관리하는 기름 탱크. 대전 유성구 제공.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가 관리하는 기름 탱크. 대전 유성구 제공. 대전 유성구 제공.
기름이 유출된 하천에서 방재작업을 하고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들. 대전 유성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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