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이상민·허태정, 지역·세대·이념 ‘교차점’ 공략이 관건
‘3위 지지층 끌어안는 주자가 결선승리’ 포용전략이 유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군인 이상민 의원,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경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대전시장 선거전에 뛰어든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이상민 유성을 국회의원,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가나다 순)이 복잡한 수 싸움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경선주자 3명 중 최약체 한 명이 탈락한 후 결선을 치러야하는 만큼, 탈락 주자의 지지층이 결선투표에서 어떤 주자를 지지할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탈락자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2일 의결한 지방선거 시행세칙에 따르면 결선투표는 본경선 결과 최고득표자가 과반을 넘지 않는 경우 투표 종료 48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실시해야 한다. 현재로선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3명의 주자 중, 지지율 50%를 넘겨 판세를 압도하는 후보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시장 후보 경선에서 결선투표가 치러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 

세 후보는 지지층을 두루 공유하고 있어 결선투표 도입에 따른 경우의 수가 매우 복잡하다. 이 의원과 허 전 구청장은 유성구를 기반으로 활동한 정치인이다. 지역적 지지기반을 공유하고 있다. 원도심 쪽에서는 박영순 전 선임행정관이 강세지만, 이 의원의 고른 인지도를 고려하면 두 주자의 공유점이 존재한다. 

젊고 역동적 이미지를 고려하면, 허태정 전 청장과 박영순 전 선임행정관의 지지층이 중첩된다. 두 사람은 충남대에서 학생운동을 한 선후배 사이로 이른바 ‘386 정치인’이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 

경선이 과열돼 허-박 지지층 사이에 감정적 골이 깊어진다면 이 의원에게 유리할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변수가 커지지 않는다면, 세대와 시대정신을 공유하고 있는 허-박 중 결선에 오르는 쪽에 쏠림 현상이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

때문에 각 후보 진영은 경선 전략짜기에 골몰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경선에서 50%를 넘기지 못하더라도 ‘될 후보를 밀자’는 심리를 끌어내기 위해 대세론을 구사할 것인지, 강력한 1위 전략보다는 3위를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적 2위 전략'을 선택할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진검승부를 벌이기에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해 오는 21일 전후로 경선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경선까지 채 20일도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경선주자들은 차분한 정책경쟁 보다는 언론 등을 통한 이미지 정치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결선투표로 민주당이 경선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경선이 지나치게 과열되면, 민의 왜곡이 있을 수 있고 후유증 또한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점을 각 후보 진영이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