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표 인문운동가의 사진하나, 이야기 하나, 생각하나]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66

행복은 채소밭을 가지는 것입니다.

채소밭을 갖고 흙을 가까이 하며 살아 있는 생명을 가꾼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자기가 뿌린 씨앗에서 싹이 트고, 떡잎이 나와 펼쳐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그리고 낡고 닳아가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시 살아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문장 하나 67

농사가 주는 기쁨은 수확이 전부가 아니다.

몸이 흙의 언어를 읽어야 한다.

그러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시말처럼, 자연과 어울리며 깨닫는 신비로움이 더 크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이야기 하나 68

마음이 따뜻하면 꽃은 저절로 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공부한다, 고로 존재한다.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표현한다면 혹시 힘들어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위로의 선물이 된다. 내가 따뜻하면 내 주변에도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머리가 똑똑해 옳은 소리하면서 비판을 자주 하는 사람보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무언가를 나누어주려고 하고, 친구의 허물도 품어줄 줄 아는 사람,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이 되어 따뜻함으로 내 꽃을 피워 "화엄 세계"를 만들고 싶다. 그 화엄 세계를 만들려고 오늘도 공부한다.

"공부는 무엇을 많이 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한다. 바른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딱 한 마디로 하자면, 나만 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위하는 것처럼 남도 위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조정래, <풀꽃도 꽃이다. 2>, p. 87)

이것이 따뜻함의 시작이고, 사랑의 마음이다. 맹자가 말하는 측은지심이다. 이런 것이 없다면, 바른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까 인간성의 시작(人格)은 사랑으로부터 나온다. '남과 나를 구별하지 않는 마음.' 그런 사랑을 위해서는 또 다음의 3가지가 필요하다.

- 정의로워야 한다. 그것은 내가 당해서 싫은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일이다. 그리고 맹자가 말한 수오지심이다. 그런 일을 했다면 수치심을 갖고 창피해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지 못한 자신을 미워할 줄 알아야 한다. 절제하지 못하는 지나친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 예절이 있어야 한다. 겸손과 배려의 마음이다. 예절을 몸에 익혀야 한다. 사양지심이라고도 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편의와 안락을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을 만들어 준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더 쉽다.

- 지혜로워야 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속마음으로는 자명한 것과 찜찜한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진리를 알아차릴 줄 알아야 한다. 진리에 입각한 옳은 판단을 하는 힘이 지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을 잘 관찰하고, 침묵으로 말하는 자연 속에서 그 진리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지연이 보여주는 진리와 지혜는 같다고 본다.

이러한 마음을 일시적으로만 갖는 것이 아니라, 늘 성실하게 마음속에 지니고 일상에서 실천한다면, 그것이 사람들이 자신을 믿게 하는 '믿을 신'이다. 믿음이 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성이나 인성이라고 말한다. 모든 인간의 본성에는 이 4 단, 사랑, 정의 예절, 지혜 즉, 인의예지가 있다고 주장한 분이 맹자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것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알량한 지식으로 평가하며 일렬로 줄을 세운다면 그것은 진정한 교육이 아니다. 나는 교육이란 말을 공부로 바꾸고 오늘도 공부한다. 공부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실천하게 하는 힘을 키운다. 지식의 일깨움이나 전달은 그 다음이다. 교육도 마찬가지겠지.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문장 하나 69

예뻐서 사랑하는 것과 사랑하기 때문에 예쁜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은가?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생각 하나 70

‘춤추는 대지’가 보기 좋다. 그래서 봄이다. 그래서 들판으로 나가 보아야 한다. 왜 춤을 추는가? 따뜻한 기운이 돌아서이다. 그 기운은 어디서 오는가? ‘사랑’의 힘이다.

봄에는 참 여러 가지 꽃들이 핀다. 그래서 ‘보다’라는 동사에서 ‘봄’이라는 명사 태어난 것 같다. 올 해는 해당화를 꼭 만날 것이다. 제일 먼저 봄을 기다리는 꽃은 동백꽃, 성급해서 눈 속에서 핀다. 그 다음은 버들강아지-갯버들 꽃, 다음은 산수유와 매화 그리고 목련이 이어진다. 병아리가 생각나는 개나리가 거리를 장식하는 동안, 명자나무 꽃, 산당화 그리고 진달래가 봄 산을 장식한다. 바닷가에서는 해당화가 명함을 돌린다. 다음은 벚꽃(사꾸라)이 깊어가는 봄을 알린다. 그 사이에 마을마다 살구꽃, 배꽃, 복숭아꽃이 이어진다. 그 끝자락에 철쭉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박한표.
박한표.

박한표 인문운동가,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경희대 관광대학원 초빙교수, 프랑스 파리10대학 문학박사, 전 대전 알리앙스 프랑세즈/프랑스 문화원 원장, 와인 컨설턴트(<뱅샾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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