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순이네(대전시 서구 용문동 맥도날드 앞)

2012년 정림동에서 용문동으로 확장이전, 닭내장탕으로 유명

6-70년대 대전중앙시장 안에는 허름한 닭내장탕집이 즐비하게 있었다. 몇 팀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가게는 좁았지만 이야기꽃을 피워가며 닭내장탕과 함께 막걸리 잔을 기울일 수 있었다.
특히 닭내장탕은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과 서민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나이가 지긋한 분들에게 닭내장탕은 추억의 맛이요, 젊은 층에게는 색다른 맛을 준다. 최근 닭내장탕에 대한 추억의 맛을 일깨워주는 곳이 있다.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마성의  깡순이네 닭내장탕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마성의 깡순이네 닭내장탕
닭내장탕
닭내장탕

대전시 서구 용문동 맥도날드 매장 앞에 있는 ‘깡순이네 닭내장탕’(대표 이정윤58), 지역에서 14년 동안 7-80년대 즐겨먹었던 추억의 맛의 닭내장탕 전문점이다. 이곳은 닭내장탕 뿐만 아니라 닭볶음탕(닭도리탕), 닭한마리복음탕, 닭발편육, 닭똥집볶음 등 닭요리도 유명한 집이다.

닭내장탕(4인 大 3만6000원)은 알집, 선위(창자), 간, 염통, 똥집(근위) 등의 다양한 부위가 들어간다. 내장을 특제양념장으로 하루정도 숙성시켜 간을 배게 만든 다음 오가피, 황기, 무, 다시마 등 12가지 재료를 넣고 우려 낸 한방육수를 넣는다. 그리고 고명으로 미나리, 수제비, 대파, 팽이버섯과 당면을 수북하게 올려 손님상에 낸다. 언뜻 보면 닭볶음탕과 비슷해 보이지만 국물 맛이 깊고 단맛은 덜해 쫄깃쫄깃한 내장의 식감과 잘 어우러진다. 양도 푸짐하지만 채소와 어우러진 닭내장이 침샘을 자극한다.

국물은 달큰하면서 매콤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국물이 졸면서 내장에 양념이 배어들어 감칠맛이 나면서 소주한잔을 부른다. 다른 곳과 달리 깻잎이나 콩나물이 안 들어간다. 대신 미나리가 들어가 냄새를 잡아주고 아삭아삭한 식감과 함께 향긋한 맛을 준다. 얼큰하고 매콤하게 맛있는 맛은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맛이다. 특히 메추리알처럼 생긴 초란을 건져먹는 맛도 괜찮다. 초란은 어미닭이 되어 처음 낳은 알이라 영양가도 풍부하다. 닭내장탕은 다양한 부위의 내장이 함유되어 있어 식감이 다양하고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 할 수 있다. 특히 오래 끓이면 끓일수록 깊은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닭한마리볶음탕
닭한마리볶음탕
닭한마리볶음탕
닭한마리볶음탕

닭고기와 닭내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닭한마리볶음탕 인기

닭내장의 곱창처럼 생긴 알집은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쉽게 구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지금은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했지만 당시에는 매일 포천, 아산, 공주 등 전국의 도축장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물량을 소화해왔다고 한다. 그만큼 땀과 열정이 묻어있는 음식이다.

닭볶음탕으로 불리는 닭도리탕(大3만5000원)도 인기. 한방육수에 초란, 감자와 함께 황기와 닭고기를 썰어 볶아서 넣고 양파도 들어가지만 다시 갈아서도 넣는 게 비법이다. 보통 닭도리탕은 끓이면 조금 걸쭉해지는데 이집은 술손님이 많아 국물을 자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다르다.

닭내장탕 못지않게 유명한 메뉴는 닭한마리볶음탕(大4만5000원). 닭고기와 닭내장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는 메뉴다. 한방육수에 닭한마리를 잘라서 넣고 닭내장과 초란, 감자, 당근과 황기를 더 넣어 손님상에 낸다. 매콤달콤한 맛으로 입에 착 붙는다. 오래 끓일수록 깊은 맛이 살아난다. 술안주로 그만이지만 라면사리와 밥을 볶아도 별미다. 맛의 비결은 생강, 마늘, 양파 등으로 닭내장을 볶아 먼저 끓이고 시차를 두고 달달볶은 닭고기를 넣는다. 또 육수에 황기를 넣었지만 끓일 때 다시 황기를 듬뿍 넣어 주는 것도 맛의 한수다.

닭도리탕 한상차림
닭도리탕 한상차림
내부전경
내부전경

이 메뉴는 이정윤 대표가 닭내장탕을 못 먹는 손님을 위해 닭도리탕 개발하면서 만들어진 메뉴로 이집에서만 맛볼 수 있다. 이밖에 단품메뉴인 닭발편육(小1만2000원)도 일품. 뼈 없는 닭발을 황기, 엄나무. 오가피 등으로 양념을 해서 푹 고와 매콤하게 개발해 별미로 찾는 사람이 많다. 닭발볶음과 닭똥집볶음도 있다.

깡순이네는 이 대표가 2004년 정림동에서 처음 조개구이집으로 시작했다. 이후 2년 동안 남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독자적인 닭내장탕을 개발해 추억의 맛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장사가 잘되자 집주인이 직접영업을 해본다고 퇴거요청을 해 부득이 정림동을 떠나 2012년 용문동으로 확장이전을 하게 된다.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상호 깡순이네는 이정윤 대표의 별명이다. 보통 억척같은 여성을 또순이, 억순이 등으로 불리는데 그 이상이 되는 이 대표에게 손님들이 훈장처럼 붙어줘 상호까지 이어졌다.

대전 서구 용문동 맥도날드 앞에 있는 깡순이네 닭내장탕 전경
대전 서구 용문동 맥도날드 앞에 있는 깡순이네 닭내장탕 전경
이정윤 대표. 별명이 깡순이다. 가수협회에 등록된 가수로 4년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요양원, 복지관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재능기부 봉사를 해 칭송이 자자하다.
이정윤 대표. 별명이 깡순이다. 가수협회에 등록된 가수로 4년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요양원, 복지관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재능기부 봉사를 해 칭송이 자자하다.

이정윤 대표 별명 깡순이, 가수협회 가수로 소외된 이웃 찾아 재능기부

이정윤 대표는 음반은 아직 못 냈지만 가수협회에 등록된 가수다. 4년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요양원, 복지관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재능기부 봉사를 해 칭송이 자자하다. 최근에는 이런 공로로 대전 서구청에서 주는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좋은 일을 많이 하니까 장사도 더 잘되고 인생이 더 재밌어졌다” 며 “어려운 시절부터 깡순이네를 있게 만들어준 단골손님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표한다.

닭내장탕
닭내장탕

닭내장탕은 지난해 방송인 백종원이 한 방송에서 “닭내장탕은 나에게 추억의 음식으로 아내 소유진에게 맛을 알려주고, 아들에게도 크면 닭내장탕 맛을 전수해주고 싶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마성의 닭내장탕. 오늘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에 깡순이네 닭내장탕에 소주한잔 기울여보자. 추억과 낭만이 그리워지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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