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요건에 맞는지 확인해야 시간적·경제적 낭비 줄일수 있어

충남경찰청 교통계 김진영 경사
충남경찰청 교통계 김진영 경사

 
#. 이미 2차례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A씨는 동창회에 나갔다가 소주 몇 잔을 마시고 차를 운전해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혈중알콜농도 0.08%수치가 나와 3회음주운전(일명 ‘삼진아웃’)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되었으나 지인의 권유로 행정심판과 (생계형)이의신청을 신청했다. 구제가능성은 얼마나될까? 단언컨대 제로에 가깝다.  3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취소된 경우 도로교통법에는 ‘무조건 면허를 취소해야한다’는 기속행위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 회식 후 대리운전이 늦게 온다는 이유로 운전대를 잡은 B씨 역시 음주운전에 단속돼 혈중알콜농도 0.130%로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B씨는 20년이 넘는 운전경력동안 음주운전 전력이 없고 운전이 필수인 ‘화물차운전기사’로 면허취소후 행정심판과 (생계형)이의신청을 신청했다. 하지만 혈중알콜농도 수치가 높아 구제가능성은 매우 낮다.

현대생활에 있어서 운전면허는 누구나 필수다. 때문에 음주운전 등으로 면허가 취소되면 자신이 구제요건에 맞는지를 따져 볼 겨를도 없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생계형 운전자’ 라는 점을 강조해 구제신청을 한다.

하지만 자신이 구제요건의 범위에 드는지 살펴보고 신청을 하는 것이 시간적·경제적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수년간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업무를 해오면서 가장 많은 문의가 “자신이 생계형 운전자인데 왜 구제가 되지 않는지”에 대한 문의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경찰이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하는 이유는 ‘음주운전이나 중요 교통법규위반 등으로 위험성이 인정되는 운전자에게 운전을 제한함으로써 도로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라는 점이다.
 
따라서 구제여부를 판단할 때는 신청자의 입장만 고려하지 않고 과거 음주전력이나 수치의 정도, 교통법규위반사례나 사고전력 등 여러 가지 요건을 고려해 판단하게 되므로 위의 사례처럼 규정상 구제가 불가능한 사유이거나 자신의 음주수치가 너무 높다면 구제신청을 할 때 신중하게 따져 보고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생계형) 이의신청의 경우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심의대상이 될 수 있다.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이 되거나 모범운전자로서 처분 당시 3년이상 교통봉사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 △혈중알콜농도가 0.12%이하 △음주운전중 인피사고 야기 △음주측정불응 이나 경찰관 폭행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 전력 또는 3회이상 인피사고 전력 등이 없어야 한다.

한편,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에서 구제가 되었다 하더라도  110일 정지처분으로 감경되고 벌점은 3년간 관리돼 중요법규위반이나 인적피해 교통사고 등으로 재취소 될 수 있으므로 구제가 된 이후에도 더 각별히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모든 사고의 최상의 대책은 예방이다. 음주운전은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본인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도 빼앗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 잔 이라도 입에 댔다면 절대 운전은 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운전면허 취소로 감내해야했던 불편한 시간을 잊지 말고 다시 운전석에 오르길 당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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