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작가의 작품전을 보고

유병호작가가 오랜만에 작품전을 열었다. 4월 20일까지 유성구 덕명동 '갤러니 나'에서 열린다.
나는 작품을 논하기 이전에 작가를 먼저 분석한다.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소유자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유병호 작가는 계란형의 작은 안경을 쓴 화가다. 흰 콧수염과 턱수염을 가지런히 자르고 베레모를 즐겨 쓰는 그런 작가다. 그의 첫인상이 당당하고 세련 되 보인다. 

그래선지 그의 작품들 속에도 그런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바다와 하늘 그리고 꿈과 이상을 닮은 블루가 공간의 절대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이어 빨강과 노랑, 초록이 나름의 공간에 위치하며 우리의 일상처럼 단조로움을 지운다.

벽에 걸린 파란공간은 그 자체로 꿈이고 희망이다. 어디론가 나아가고 싶은 동경이다. 그것은 하늘로 더 나아가 우주로 날아가고픈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녹아있다. 끝없는 세상과 영원한 공간속으로의 나래질. 그것이 이 푸근 공간속에 숨겨져 있다. 

그렇다고 그 공간이 하나로 구획되는 것은 아니다. 계단으로 혹은 중첩된 벽면으로 시선을 빨아들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일종의 방법을 작가는 작품 속에 숨겨놓은 것일까. 자유분방한 사고 속에서도 코스모스의 질서가 녹아있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신비감을 더한다.

처음 작품을 대했을 때 추상의 대가 김환기 선생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떠올랐다. 작품이 유사해서가 아니라 그의 작품 속에 녹아있는 그 푸른빛의 감칠맛이 느껴져서다. 그 푸른 열정과 닮아서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

유병호 작가는 이번 작품전을 '블루 엔드 째즈'라고 이름 지었다. 째즈의 자유로움을 그림 속에 녹여 냈다는 의미다. 작품을 보면 그런 면면들이 내비친다.

평론가 유현주는 ‘유병호가 만든 형과 새들은 재즈 연주처럼, 색소폰이 튕긴 하나의 음에서 출발하여 점차 자신만의 내적 필연성을 띠는 음색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작가가 좋아하는 블루 즉 이상과 꿈을 상징하는 색이 작품 전체의 구도에서 주도적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유병호의 예술은 삶과 자연의 생명 에너지를 추상의 형태로 전태시킨다. 그럼으로써 우주의 무한한 생명에서 변주되는 선율을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회화의 공간 속에서 유영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째즈의 음색이 작품 속에 촉촉하게 젖어 있음을 평론가가 아니더라도 느낄 수 있음이다. 

유병호 작가는 그 생김과 성깔만큼 선명하게 우주적 바람의 색체를 작품에 담아냈다.

한편 유작가는 한남대와 홍익대 미술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도시립예술대학 대학원 미술연구소를 졸업했다. 서울과 일본 대전에서 모두 2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현재는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공암양지말에 살면서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소설가 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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