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남친“경찰이 종교의 자유 등 들어 미온적 수사”불만 표출
경찰 "작심 했다면 찾기 쉽지 않아, 실종 신고된 만큼 최선 다해"

30대 여성이 17일째 실종됐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단서조차 찾지 못하면서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이 되고 있다.

27일 실종 신고자와 경찰에 따르면 공주의 한 교회에 다니던 30대 초반의 여성이 종적을 감춘 것은 지난 10일이다. 가족모임이 있다며 나간 뒤 보름이 넘도록 행적이 묘연하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에게 어떤 메시지도 없이 사라진 상태다.

결혼을 약속한 김 모(33) 씨의 행방이 묘연하자 남자친구인 조 모(33) 씨는 지난 11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실종신고를 냈지만 경찰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해결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조 씨는 실종신고 전인 지난 10일 김 씨를 비롯한 부모님과 저녁식사를 약속했으나 당일 가족모임이 있다며 약속은 14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가족모임 후 만나기로 한 약속도, 14일 약속에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평소 사소한 것까지 문자나 SNS로 연락했던 그녀가 아무런 메시지도 남기지 않고 종적을 감춘 것.

그간 김 씨로부터 종교문제로 가족 간에 갈등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조 씨는 걱정스런 마음에 다음날 김 씨의 집 인근 파출소에 실종신고 후 경찰과 함께 김 씨의 집을 어렵사리 진입, 현관문 안쪽에 놓인 편지 한통을 발견했다.

김 씨의 어머니가 쓴 편지엔 ‘ A교회에 다는 딸과 가족여행을 가는 만큼 경찰은 우리 가족을 찾지 않았으면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는 경찰이 올 것을 미리 예상한 것으로 딸의 종교를 제한하기 위해 모종의 조취를 취한 것으로 분석되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강제개종교육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 씨는 “지난 1월 전남 화순에서도 젊은 20대 여성이 강제개종교육을 받던 도중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김 씨 또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경찰의 적극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김 씨가 가족들과 함께 종적을 감춘 지 보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수사진적을 보이지 않으면서 조 씨와 주변 지인들의 걱정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터키 이스탄불로 떠나기로 돼 있던 김 씨는 끝내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고 김 씨의 가족모두 휴대폰이 꺼진 상태다.

조 씨는 수시로 경찰서를 찾아 김 씨 행방을 찾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경찰은 가족문제 또는 종교문제라는 이유를 들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실종신고자인 조 씨의 계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김 씨를 비롯한 가족들의 휴대폰 위치추적 및 차량 블랙박스 확인 등 적극적인 수사를 미루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얼마 전 전남 화순의 한 펜션에서 20대 여성이 가족 간의 종교 갈등으로 인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조 씨는 아무런 연락조차 없이 종적을 감춘 김 씨의 안부가 걱정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조 씨와 김 씨의 주변 지인들은 김 씨가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김 씨의 의중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며 “가족문제 또는 종교문제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방치하는 경찰의 태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부모님이라면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 아니냐.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로 수사를 한다면 일이 너무 방대해 질 것”이라며 “휴대폰을 집에 두고 가는 등 작심을 했다면 행방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실종신고가 접수된 만큼 김 씨 행방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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