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복갈비 한우양념갈비전문점(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리)

77년 전통의 예산의 명소 소복갈비, 한우양념갈비 전국적으로 유명

외식에서 가장 반기는 메뉴는 소갈비다. 특히 뛰어난 향과 맛, 우수한 식감의 한우갈비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가족외식이든 직장회식이든 소갈비란 통보엔 모두 환호성을 지른다. 하지만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자주 먹을 수 없다. 그래서 항상 아쉬움이 남는 메뉴다. 충남 예산에서 이런 한우갈비로 77년 동안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 있다.

참숯 700도에서 석쇠 위에 구운 한우양념갈비
참숯 700도에서 석쇠 위에 구운 한우양념갈비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리에 있는 ‘소복갈비’(대표 이지은. 김영호)는 77년을 지켜온 전설의 갈비집으로 역대 대통령들이 다녀간 대통령의 맛집으로 유명한 한우갈비전문점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지글지글 갈비 익는 소리와 참숯에 구워지는 양념갈비의 연기와 스모크향이 오감을 만족시킨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생소한 모습에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크고 작은 10개의 방이 양쪽으로 마주보면서 있고 벽면에는 유명인사들의 사인과 각종 방송에서 소개된 사진들이 붙어있어 이곳이 어떤 곳인가를 금방 알 수 있게 해준다.

한우양념갈비 한상차림
한우양념갈비 한상차림
한우갈비탕
한우갈비탕

메뉴는 한우양념갈비(3만8000원), 한우생갈비(4만5000원)와 한우갈비탕(1만4천원)이 있다.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그만큼 가치가있는 집이다. 양념갈비는 주문 즉시 참숯 석쇠위에 이지은 대표의 빠른 손놀림으로 직접 구운 후 식지 않도록 달군 곱돌판 위에 갈비뼈와 함께 올려 손님상에 낸다.

갈빗살을 간장, 배, 양파, 매실청, 참기름 등을 넣고 버무려 3일 정도 숙성시킨 갈비를 700도가 넘는 고온에 단시간 구워내는 게 특징이다. 고기 색이 짙을 정도로 달달하고 짭짤한 스타일의 양념이다. 투박해 보이지만 단맛이 입에 오래 남지 않고 질리지 않는 무난한 양념 맛은 명불허전이 따로 없다.

적당한 갈비양념에 야들야들한 식감, 많이 익힌 부위와 살짝 적게 익힌 부위의 조화가 아주 맛있다. 한우양념갈비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맛이다. 잘 구워진 갈비 한 점을 젓가락으로 드니 참숯 특유의 향이 침샘을 자극한다. 윤기 흐르는 도톰한 고기를 씹는 순간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양념 맛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불향이 나면서 감칠맛이 느껴진다.

이지은 대표가 직접 참숯에 갈비를 굽고 있다
이지은 대표가 직접 참숯에 갈비를 굽고 있다

한우양념갈비, 700도 참숯에 단시간 구워 육즙 풍부하고 불향과 감칠 맛 살아있어

갈비는 예산 광시한우암소를 사용한다. 통째로 들어온 원육은 발골 작업과 함께 적당한 두께로 포를 뜨고 칼집을 고르게 넣는 기술도 이곳에서 직접 한다. 이처럼 최고 맛있는 갈비를 만들기 위한 조건은 당연히 최고의 재료다.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 사용한다.

하지만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굽는 기술이 없으면 맛이 달라진다. 주문이 들어오면 긴 집게와 가위를 양손에 쥐고 땀을 뻘뻘 흘리며 참숯 피운 석쇠 위에 갈비살을 길게 펼쳐 한쪽 면을 굽고, 재빨리 뒤집어 반대쪽도 굽는다. 익는 시간이 길어지면 고기 속의 육즙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양념 맛도 같이 빠져 나와 싱거워진다. 양쪽이 적당히 익으면 한입 크기로 잘라서 타거나 덜 익은 부분이 없도록 집게로 골고루 굴려주는 게 노하우다.

이런 갈비를 먹기 위해 전국에서 찾는 손님들 때문에 소복갈비는 연중무휴로 영업한다. 주말에는 90%가 외지인 손님으로 어떤 때는 줄서서 번호표를 받아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밑반찬은 김치. 깍두기와 동치미, 어리굴젓, 쌈 채소 정도로 소박하다. 다른 것 보다 갈비에 충실 하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 같다.

3일정도 특제 양념장에 숙성시킨 갈비
3일정도 특제 양념장에 숙성시킨 갈비
대통령의 맛집 책에 나온 소복갈비
대통령의 맛집 책에 나온 소복갈비

양념갈비를 먹고 난 후는 한우갈비탕을 찾는다. 그만큼 갈비탕 맛도 다르기 때문이다. 두툼한 놋그릇에 담아내 쉽게 식지 않는다. 소복갈비는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이 선정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 의 예산맛집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김영호 대표의 할머니가 1941년 창업했다. 당시에는 건물도 없이 시장 한 귀퉁이에 좌판을 깔고 고기를 구워 팔았는데 장사가 잘되 건물을 얻어 소복옥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자그마한 선술집으로 시작됐다. 당시 할머니는 슬하에 남매를 두었는데 딸에게 가업을 이어주었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작고한 후 1983년 며느리인 이수남 여사가 인수해서 운영하면서 발전을 거듭한다.

소복갈비는 1990년대 중반 구옥인 기와집을 헐어내고 3층 건물로 신축했다. 지하와 2,3층을 예식장 피로연장으로 꾸며 주말이면 지역민과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식당내부 홀 벽면에는 3대에 걸쳐 이어온 역대 대표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2006년 이수남 여사가 별세하면서 큰아들 김성렬 씨가 맡았으나 다른 사업실패로 운영을 포기하고 지금은 둘째아들 김영호. 이지은 부부가 4대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소복식당의 역사 80여 년을 헤아리는 내력만큼이나 숱한 이야기 거리를 남긴 유서 깊은 곳이다.

에산군 예산읍201-10 소복갈비 전경. 대형 전용주차장도 있다
에산군 예산읍201-10 소복갈비 전경. 대형 전용주차장도 있다
김영호 대표의 할머니,고모,어머니까지 3대에 걸친 초상화가 식당벽면에 걸려있다
김영호 대표의 할머니, 고모, 어머니까지 3대에 걸친 초상화가 식당벽면에 걸려있다
각종 방송에 나온 사진액자가 벽면에 붙어 있다
각종 방송에 나온 사진액자가 벽면에 붙어 있다

4대 이은 김영호 이지은 부부, 변하지 않는 정직한 맛과 정성의 대통령 맛집으로 유명

어찌됐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를 이어온 것이어서 그 가치가 더 빛을 발한다. 최근에는 증손자 김일겸 씨가 대를 잇기 위해 갈비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다.

소복갈비는 흔히 대통령의 맛집이라고 표현한다. 현직 대통령이 이 지역을 방문했다면 들렀기 때문이다. 특히 소복갈비는 박정희 대통령 서거 전 마지막 오찬을 즐긴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날 삽교천방조제 행사를 마치고 아산 도고별장으로 소복식당의 양념갈비 100인분을 주문해서 맛있게 드셨다고 한다. 어찌됐던 마지막 오찬을 소복갈비로 먹었던 것은 분명하다. 평소에도 청와대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100인분 정도를 준비했다고 한다.

방으로 구성된 내부전경
방으로 구성된 내부전경
소복갈비의 김영호,이지은 대표 부부
소복갈비의 김영호,이지은 대표 부부

이처럼 소복갈비의 오랜 역사가 주는 무게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77년 동안 분명한 게 있다면 변하지 않는 정직한 맛과 정성이다. 오늘은 충남 예산으로 떠나보자. 이름값은 할 것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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