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발명원리에는 2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더하기와 빼기다. 두 개의 대상(형상, 색, 기능 등)을 더해보고, 빼보면 새로움이 탄생하는 원리다.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이다. 기존의 발명이론(강제결합법, 브레인스토밍, 마인드맵, 체크리스트 기법 등)들도, 따지고 보면 모두 더하기(+)와 빼기(-) 원리다. 이 원리가 발명의 알파요, 오메가인 셈이다.  
  
동양사상에도 더하기(+)와 빼기(–) 원리가 있다. 더하기(+)는 양(陽)이요. 빼기(-)는 음(陰)으로 본다. 한마디로 음양 설(陰陽說)로 요약된다.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현상도 음과 양의 원리로 해석한다. 음의 종류는 다양하다. 여자, 땅, 달 등은 음을 뜻한다. 양은 음의 정반대다. 남자, 하늘, 태양 등은 양을 의미한다. 주변을 잘 관찰하면 음과 양의 구분은 쉽다. 우리 일상생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음과 양은 그 위치나 상태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본다. 자연을 나타내는 음양의 원리는 발명의 원리와 흡사하다. 
 
우리나라 특허법 제2조를 보면, 발명이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한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발명의 첫 출발을 자연에 두고 있다. 여기서 동양사상과 발명은 자연법칙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생활 주변에서 음과 양의 원리가 접목된 발명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잠자리의 대명사, 온돌을 꼽을 수 있다. 온돌은 김치나 비빔밥에 버금가는 우리 민족의 신비스러운 발명품이다. 온돌은 두한족열(頭寒足熱 : 머리는 차고, 발은 따뜻하게)의 한의학적 건강원리가 철저하게 숨겨져 있다. 음과 양의 원리가 완벽하게 적용된 발명품이다. 음과 양, 그리고 발명원리가 만나서 탄생한 걸작품이나 다름없다. 온돌과 인체의 궁합은 절묘하다. 
 
반가운 소식이 있다. 최근, 문화재청이 ‘온돌’을 혹한의 기후환경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주거기술로 평가하면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한다고 한다. 온돌 기술이 현재 중국과 일본,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음양 원리가 접목된 자연 친화적인 발명품은 소비자의 매력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런 원리를 꿰뚫어 본 기업들이 온돌을 현대화해서 호황으로 연결하는 사례도 많다. 
 
서양의 많은 학자가 삼국지, 논어, 맹자, 노자, 손자병법 등에 나오는 전략, 전법, 처신을 연구하고 실제 활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동양사상의 기본인 철학, 윤리, 병법에 적극적이다. 비즈니스에도 상당 부분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전통 동양사상 연구에 소극적이다. 불법체류자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강호파적인 잡식성(융합) 학문이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융합의 파급력은 절대로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발명은 형이하학적 색채가 강하다. 반대로 동양사상은 형이상학적이면서 인문학이다. 이 둘의 만남은 전혀 다른 영역이지만 시너지 효과는 강력하다. ‘동양사상+발명’은 진정한 융합이면서 또 다른 발명을 탄생시킨다. 동양사상은 ‘다름’을 만들어내는, 발명의 텃밭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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