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외국인 선수 적응 기대 이상, 타선 집중력, 수비와 주루 충실

한화이글스 가을야구를 위해 올 시즌 새롭게 영입된 용병 제이슨 휠러(사진)가 한용덕 감독에게 첫승을 안겼다.
한화이글스 가을야구를 위해 올 시즌 새롭게 영입된 용병 제이슨 휠러(사진)가 한용덕 감독에게 첫승을 안겼다.

넥센과의 주말 2연전을 시작으로 144경기의 2018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한 한화이글스. 외국인 투수 샘슨과 휠러를 원투 펀치로 등판시켰다. 첫 경기는 3:6의 역전패를, 2차전 에서는 4:1의 깔끔한 승리를 거두면서 복수에 성공했다. 한화이글스는 이로서 신임 한용덕 감독에게 두 번째 경기 만에 데뷔 첫 승을 선사하며 개막 2연전을 마무리했다. 비록 두 경기지만 한화이글스에게는 기대와 우려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기였고 한용덕 감독의 올시즌 팀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 함께할 수 있었던 개막 2연전이었다.

샘슨과 휠러 그리고 호잉의 적응력 기대 이상

2018 시즌 한화이글스의 개막전 선발로 마운드에 선 키버스 샘슨. 4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1피홈런) 4볼넷 8탈삼진 6실점(5자책점)을 하며 한국 무대에서의 첫 등판을 아쉬움에 끝을 냈다. 하지만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던지며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다만, 투구 수 조절에 실패하면서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고 연이은 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샘슨은 초반 제구와 구위에서 합격점을 받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는데 8개의 탈삼진을 빼앗을 정도로 좋은 공을 던졌으나 오히려 독이 되어 투구 수가 많아졌고 구속은 살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구위와 제구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2차전 선발로 나선 제이슨 휠러. 올시즌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 중에 몸값이 제일 낮은 선수인 휠러는 자신의 평가를 뒤집는 완벽한 첫 경기를 선보였다.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거두었다. 특히, 득점권에서의 위기 관리 능력은 빛을 발했고 우려했던 직구의 스피드도 140대 중반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주무기 슬라이더의 위력이 넥센 타자들을 농락할 수준으로 앞으로의 대활약을 예고했다. 또한, 특유의 제구력은 105개의 공을 던지면서 거의 완벽할 정도로 흔들림이 없었다는 것이 가성비 최고의 선수로 휠러를 지목한 필자의 판단을 확인시켜 주었다.

로사리오 대신 영입된 제러드 호잉은 개막전 첫 타석부터 센스 넘치는 번트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바로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지 한화이글스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7번 하위타순에 배치되면서 부담감을 던 덕분인지 첫 경기부터 3안타 경기를 만들어내며 코칭스태프로부터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두 번째 경기에서도 안타 이후 도루를 만들어내며 올시즌 기동력의 야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수비에서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우익수 자리를 지켜주었다.

승리를 위해서는 타선의 집중력과 수비, 주루에 충실해야 

넥센과의 개막 경기에서 13안타를 치며 상대 보다 좋은 공격력을 보였지만 장타가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고 또한 항상 한화이글스의 발목을 잡았던 수비와 주루에서의 아쉬운 플레이가 재연되면서 패배를 당했다.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는 긍정적이지만 그 대상이 발이 빠르지 않은 선수들(최재훈, 김태균)이라면 다시 생각해볼 여지는 있을 것이다(2회초 이용규의 외야 플라이 때 3루 주자 최재훈의 홈 횡사, 3회초 김태균의 펜스를 때리는 타구에 2루에서 아웃된 장면들 말이다). 2:0에서 흔들리는 로저스를 상대로 3:0 또는 4:0까지도 만들 수 있는 상황을 놓쳤기 때문에 결국 넥센에게 역전을 허용했고 그 결과는 개막전 패배로 이어졌다. 물론 넥센의 수비가 훌륭했다고는 하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또한, 4회말 한화이글스의 수비 장면은 그야말로 한화이글스의 전형적인 약점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다. 2사 상황에서 돌아온 메이저리거 4번 타자 박병호를 상대로 샘슨이 내야 땅볼을 유도했으나 3루수 오선진과 1루수 송광민의 느슨한 플레이로 인해 추가 실점을 하며 샘슨의 투구 수가 증가했고 분위기를 넥센에게 넘겨주었다. 이후 넥센의 로저스는 마운드에서 부담감을 덜어낸 채 더욱 좋은 피칭으로 한화이글스의 타선을 공략했기 때문에 4회말에 나온 수비 하나가 개막전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두 번째 경기에서도 한화이글스는 11안타를 몰아치며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타선의 경쟁력을 확인시켜 주었다. 하지만 득점권에서 10타수 3안타(0.300)로 준수했지만  대량 득점 기회에서는 침묵했고 무엇보다 진루권에서는 6타수 1안타로 한 베이스를 더 보내는 팀 타격을 하지 못한 것이 승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분위기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틀 연속 6번에 배치되며 대량 득점권 기회를 얻었던 정근우의 공격 실패가 이어져 한용덕 감독의 타순 결정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이 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마지막으로, 한용덕-송진우 코치 체제에서의 투수 경기 운영은 상당한 리빌딩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번째 경기에서 보여준 송창식, 박주홍, 서균, 박상원으로 이어진 8회 벌떼 불펜 운영은 베테랑의 과부하를 막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그 자체였다. 9회 정우람의 피칭은 명불허전. 과연 이런 믿음 속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루어진다면 한화이글스의 마운드는 상당한 뎁스를 만들어 내며 박정진, 권혁 등의 베테랑들이 복귀할 시점에 큰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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