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은 아시겠지만 소련체제 붕괴 이후 러시아로 넘어오면서 이곳은 마피아의 세상이 됐어요. 대부분 밑바닥 상권과 경제권을 마피아들이 쥐고 있으니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피아들도 조직에 따라 서로 성격을 달리해요. 자동차 중계상이나 주점 등 비교적 양성경제를 쥐고 있는 마피아가 있는가 하면 마약과 같은 범법 행위를 통해 조직을 확대시키는 마피아도 있어요. 조직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것이 주로 러시아계 마피아며 음성 경제를 쥐고 있는 쪽이 중국계지요.”

“.........”

이곳 경찰 당국이 범죄와의 전쟁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는 마피아는 후자가 대부분이랍니다. 물론 러시아계도 일부 포함 되지만. 물론 명분은 마약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계를 경계하기 위한 거지요.”

그는 마약 전문가같이 내가 묻기도 전에 손에 들려주듯 말을 계속했다. 말을 뱉으면 잠시도 쉴 줄 모르는 그런 사람 같았다.

나는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이 곳에서 주로 거래되고 있는 마약은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황금의 삼각지대와 북한에서 유입되는 헤로인과 콜롬비아나 볼리비아에서 무역선등을 통해 흘러들고 있는 코카인 그리고 싱가포르, 대만 등지에서 양산된 뒤 유입되고 있는 메스암페타민이 주류를 이루지요. 백색의 공포로 불리는 필로폰을 말입니다.”

“......”

그동안 생아편을 가공해서 만든 헤로인이나, 코카인 알칼로이드를 농축 결정시킨 코카인 같은 천연 마약류가 주종을 이루었는데 요즈음은 메스암페타민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답니다. 특히 메스암페타민은 수익이 좋아 이곳 중국계들이 백색의 황금이라며 시장을 나날이 넓혀가고 있어요. 1킬로그램을 수 만 불에 산 뒤 수백만 불 정도에 되팔고 있으니까요. 수백 배는 튀겨먹는 셈이지요.”

“.......”

블라디미르 호텔에서 사살된 그는 중국계로 메스암페타민 거래의 학장 급이랍니다.”

학장 급이라니요?”

그들 나름의 음어지요. 최고 총책을 총장이라고 부르며 학장 급은 중간 거래책의 우두머리 정도랍니다. 말단을 교수라고 부르지만. 그 정도면 제조 기술도 뛰어 나며 거래 능력도 탁월하지요.”

그런데 그가 학장 급이란 것과 무슨 상관이 있다고 나를 감금한 거죠?”

물론 관계가 없죠. 하지만 러시아 경찰은 관계가 있다고 본 거지요.”

뭐요. 내가 마약 거래와 관계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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