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답을 요구하지만, 다시 시민들 앞에 서는 게 두렵다” 토로

염홍철 전 대전시장. 자료사진.
염홍철 전 대전시장. 자료사진.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 “마음을 비웠다”는 뜻을 밝혔다. 대전시장 선거 출마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해오지 않았던 염 전 시장이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의중을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염 전 시장은 15일 <디트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지만, 정치 상황이 뭔가 답을 요구하는 형국”이라며 “현재로선 시민들 앞에 다시 서는 것에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명분을 잃지 않고 명예로운 선택을 할 것”이라는 말로 출마가능성을 시사해 왔던 그동안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표현이다. 

실제로 이날 염 전 시장은 지인들에게 보내는 ‘아침단상’ 메시지에 자신의 심경을 담았다. 그는 “자신의 생각에서 욕심을 빼내면 조금은 허전하겠지만, 욕심의 그 자리를 흐뭇함으로 채울 수 있다”며 “마음만 비운다면 억울할 것이 없다”고 표현했다. 

“나를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하는지, 무엇으로 보람을 느껴야 하는지, 꾸준히 자신을 성찰하는 것은 공평한 세상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기본자세”라는 생각도 전했다. 중의적 메시지지만 불출마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메시지를 접한 다수의 지인들이 ‘불출마를 시사한 것이냐’고 묻자, 염 전 시장은 “이해해 달라”는 답을 했다는 후문이다. 

염 전 시장의 출마를 기대했던 지지자들은 “그 뜻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허탈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대전시장 후보적합도 1위를 차지할 만큼, 인지도가 높았던 까닭이다. 

이 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대전지역 만 19세 이상 유권자 821명을 상대로 지난달 25~26일, 전화면접 유무선 병행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당시 염 전 시장은 차기 대전시장 후보적합도 부문에서 14.4%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 수준이고 전화면접 방식 특성상 응답률이 13.7%에 이르러 주목을 받은 조사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역 정치권에서는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충남은 물론 대전까지도 여파가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량감 있는 인사의 구원투수론’에 무게가 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염 전 시장이 구태여 불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염 전 시장이 명예로운 선택을 강조했는데, 까마득한 후배들과 시장 후보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더불어민주당 사정으로 볼때, 충남에서 박수현 예비후보 낙마로 양승조 의원의 출격이 불가피해졌으니, 대전에서 이상민 의원이 출마하는 것에 당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이게 마지막 남은 변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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