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희준 호텔리베라 유성 노조위원장
"136명을 실업자로 만든 호텔리베라 유성 폐업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의 노조 혐오에 기인”

“하루 아침에 136명을 해고하고 폐업할 것이 아니라 경영할 의사가 없으면 차리리 제3자에게 매각을 하든 대전시가 인수해 공영개발을 하든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한다.”

지난 1월 2일 정용하 신안레저 대표이사 명의로 관광사업폐업통보서가 유성구에 접수돼 폐업한 호텔리베라 유성의 김희준 노조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04년 위장 폐업 당시 노동조합을 극도로 싫어하는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의 경직된 사고 때문에 올해 초 호텔리베라 유성 종사자 136명을 하루 아침에 실업자로 만들어 버렸다”고 진단하고 “이렇게 된 이상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은 호텔리베라 유성을 매각하라”고 압박했다.

지난 13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호텔리베라 유성 폐업 이후 유성지역 경기실태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한 그는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의 입만 보고 있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정용하 신안레저 대표이사가 부임해  호텔리베라 유성을 폐업하겠다고 공개 선언하고 그해 12월 말 종사자 136명을 실업자를 만드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그후 종사자들의 생계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으로부터 더 이상 좋은 대안을 얻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호텔리베라 유성은 지난 1987년 우성그룹인 ㈜우성관광이 만년장호텔 자리에 신축해 개관했고, 1997년 IMF때 우성그룹의 부도로 현재의 신안그룹이 리베라 서울과 유성을 인수해 운영해 왔다.

신안그룹은 지난 2004년 한 차례 폐업을 했다. 그러나 당시 중앙노동위원회가 '위장폐업'과 '부당해고'를 인정하면서 2006년 9월 노사합의를 통해 재개관했다.

그러나 호텔리베라 유성은 신안그룹 방침에 따라 지난해 12월 31일 다시 '폐업'했다.

2014년부터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호텔리베라 노동조합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호텔리베라 유성의 정상화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혼자 하는 싸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호텔리베라 유성의 정상화를 위해 노조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희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호텔리베라 유성 노조위원장​
​김희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호텔리베라 유성 노조위원장​

그는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은 이미 2004년도에도 폐업을 한 바 있고 이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위장폐업, 부당해고로 인정해 619일 만에 노사합의로 호텔을 재개장했다"고 소회했다.

이어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은 호텔리베라 유성을 폐업시킨 지 두 달이 넘도록 향후 계획을 밝히지 않은 채 호텔 건물을 철거해 주차장으로 활용토록 하겠다는 말을 퍼트리고 있다”고 했다.

신안그룹은 이달 말까지 호텔리베라 유성의 철거업체를 선정해 내달 철거에 들어가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게 김 위원장의 전언이다.

김 위원장은  “IMF 당시 우성건설의 부도로 자회사였던 우성관광이 법정관리상태에서 공적자금 700억여원을 투입하여 회생시킨 호텔리베라 유성을 재계서열 79위의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두 번에 걸친 폐업도 모자라 멀쩡한 호텔을 철거하고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갑질’이며 ‘적폐’”라고 질타했다.

‘경영상 어려움 때문에 호텔을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신안그룹의 주장은 설득력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는 “호텔리베라 유성이 적자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폐업까지 치닫는 수준의  경영난에 허덕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텔리베라 유성 폐업 사태를 바라보는 대전시와 유성구에 대해서도 개별 기업의 문제라고 치부하며 강 건너 불구경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김 위원장은 “대전시와 유성구는 현재 개별 기업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대전의 명소인 호텔리베라 유성의 폐업을 지역사회의 문제로 여기지 않고 있다”며 “박순석 회장과 담판을 통해 3자 매각 방식으로 호텔리베라 정상화를 촉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대전시가 호텔리베라를 인수해 공영개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대전시와 유성구가 힘을 합쳐 거리에 내몰린 리베라호텔 유성의 종사자, 인근 영세상인들의 생존권을 지켜줘야 한다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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