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충남대에 재산 전액 발전기금 기부
충남대병원서 폐암 말기 확진..입원 10여 일만에 세상 떠나

지난달 충남대에 전 재산을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고 이영숙 씨의 살아생전 모습.

최근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한 이영숙(69) 씨가 14일 지병으로 세상을 등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4일 충남대에 따르면 이 씨는 몇 년 전 식도암에 이어 최근 폐암이 발병했지만 연명치료를 거부하며 인생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충남대를 찾아 인재양성에 써달라며 11억 원 상당을 발전기금으로 내놨다. 이후 이 씨는 충남대 주선으로 충남대병원을 찾아 폐암 말기 확진을 받았고 입원 10여 일 만에 운명을 달리했다.

이 씨는 가족이 없어 모든 장례절차는 충남대가 맡았다. 빈소는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오는 16일 오전 7시 30분이다.

그의 인생은 기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대의 나이로 자신을 임신한 어머니는 출산 후 후유증으로 타계했고 배 다른 형제들과 함께 사는 일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모진 구박과 폭력을 피해 집을 나왔고 17세 때부터 식모살이를 하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세월이 지나 결혼도 하고 1남 1녀의 자식도 낳았지만 남편, 집안과의 갈등으로 이혼했다. 다시 혼자가 된 이 씨의 손에는 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생활을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선한 성품 덕분에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삶을 꾸려갈 수 있었지만 배움은 꿈꿀 수 없었다.

인생의 마지막을 의미있게 마무리하고 싶었던 이 씨는 자신이 못다 이룬 배움에 대한 꿈을 이뤄달라며 충남대에 전 재산을 기부했다.

이 씨는 지난 12일 병문안 차 찾은 충남대 관계자들에게 "충남대에 기부한 것은 참 잘한 일"이라며 "너무 행복하다. 청년들은 우리나라의 일꾼들이다. 밝은 미래를 환하게 밝혀주는 인재가 돼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덕성 총장은 "이 여사님의 기부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셨는데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나셔서 안타깝다"며 "여사님의 숭고한 기부 정신을 널리 알리고 충남대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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