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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누룽지
  • 송선헌
  • 승인 2018.03.13 09: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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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헌의 미소가 있는 시와 그림]

맛과 그림 1

누룽지

유독 큰 상(喪)이 많은 해

딱 한번이라는 소중함과 부질없음이라는 허망함 모두를 남겨주었지요, 어쨌거나 그 다음은 산자들의 몫, 구수한 냄새가 나기까지는 누군가를 위한 희생이 있어서, 아주 땡기는 맛을 내기까지는 타고난 재주가 있어서, 쓸모 있기까지는 남보다 더 귀한 뜻이 있어서, 사랑받기 까지는 고집하지 않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어디서

소화불량이나 치아가 없으신 분들에겐 생명줄로 쓰일 것이니깐 그러니깐 누룽지조차도 먹을 땐 더 가슴을 열고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구수하게 살자”

맛과 그림 2

오렌지

라탄 피크닉 바구니에 사랑과 리델 샴페인 잔 2개, 루이 뢰더러 크리스털 그리고 버버리 담요가 준비됐으면 눈부신 햇살을 찾아 손잡고 웨딩마치처럼 가라. 그곳에 절정이, 둘만 존재하는 것처럼 세상을 제쳐놓고, 눈을 떼지 말고, 입을 떼지 말고, 넌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지, 캘리포니아에서 플로리다로 떠날 때도 넌 그랬어, 강렬하여 더 솟구치게 하는 너만의 사랑이 그랬어.

“뜨거운 혜택을 받으며 살자?”

시와 머그컵

Machapuchare

하나, 어릴 적 아버지의 큰 어깨 같은 히말라야

설산을 만나는 것은 세뇌된 약속

둘, 첫 만남은 어둠의 새벽에, 하늘과 산의 경계가

희미한 시간에, 지나면서 붉은 신호가 서서히

떠오르고, 그 농도가 짙어짐은 심장으로, 그리곤

살아있음에 감사하라는 경구가 선물되고,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그렇게 마챠푸차레와

맞선을 보고

셋, 그런데 무엇보다도 그 높은 산 밑에서

삶을 이어가는 인간들의 천국, 때문에

또 다시 오기로 언약한 땅

넷, 히말라야 일출은 보고 죽어야 하지 않을까?

원장실의 스켈레톤

똥종이- 나만의 빈티지

옛것이 불편하다해서 불량품만은 아닙니다

다발로 30년 이상 시간과 싸우는 누런 종이들은 원래

줄판(가리방)에서 긁어낸 등사원지가 너에게로 이식되어

시험지로, 유인물로 날리었던 일종의 통신수단

지금은, 빛바랜 색으로 과거랑 같이.

소소한 느낌들

로마의 소나무

과거가 된 테이프로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를 만났다

그땐 로마에도 소나무가 있는가? 의심했다

연암(燕巖)이 청나라에서 코끼리를 처음 본 것을

연하일기에 썼는데 그것을 읽은 사람들 중

진짜 코끼리를 상상하는 것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같았을 것이다

이슬람국가인 파키스탄엔 알렉산더의 후손이라며

정벌이후 남아서 지금까지 첩첩산중에 사는 칼라시족이 있다

그들은 이슬람을 믿지 않는다

직접 보니 로마엔

그늘과 길이 되어 준 우산소나무들이

고대부터 거짓말처럼 서 있었다

세상은 봐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그리고 눈으로 봐야 믿는 얄팍한 내 믿음도 있다.


송선헌 원장.
송선헌 원장.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 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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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왕인 2018-03-13 13:58:42
바쁘신 가운데 좋은글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원장님 글 사진 잘 읽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