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공사 “후순위 업체와 협상”…대전시 안팎 ‘비관론’ 대세

우선협상대상자인 하주실업이 제시한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우선협상대상자인 하주실업이 제시한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주실업이 결국 롯데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협상기간인 70일 동안 당초 약속했던 계약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본계약 체결에 실패한 것.

우선협상권은 후순위 업체인 ‘(주)케이피아이에이치’에게 돌아가게 됐다. 그러나 대전시 안팎에서는 후순위 업체와 협약체결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산 넘어 산인 셈이다.  

대전도시공사는 8일 오후6시 “유성복합터미널 우선협상대상자인 하주실업이 계약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사실상의 협상종결을 발표했다. 최초 협상기한 60일에, 연장기한 10일을 추가로 제공하며 롯데쇼핑 등 사업참여 의향기업의 확약서를 기다렸지만, 마감시점인 8일까지 끝내 하주실업이 이를 확보하지 못했다.

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의 핵심 입점업체(롯데쇼핑) 유치가 어려워지자 조건부(유력업체 입점유치)로 참여했던 재무적 투자자의 확약서 제출도 불발 되었고 이에따라 최종적으로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며 "공사는 다음 주부터 후순위협상대상자(케이피아이에이치)를 상대로 동일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본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명흠 공사 사업이사는 “현재로선 후순위 업체와 협상을 이어가는 것 외에 달리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사업자 선정을 중단하고 공영개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는 시의회 등의 지적이 있지만, 행정절차상 후순위 업체와 협상을 이어가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후순위 업체 KPIH가 제시한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자료사진.
후순위 업체 KPIH가 제시한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자료사진.

그러나 후순위 업체인 (주)케이피아이에이치 사업방향에 대해서도 여러 의구심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하주실업이 롯데쇼핑 등과 손잡고 복합쇼핑몰을 구상했다면, 케이피아이에이치는 상가와 오피스텔 분양을 전제로 한 사업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사업비 규모도 케이피아이에이치 쪽이 훨씬 크다. 하주실업이 제시한 사업비는 2760억 원 이지만, 케이피아이에이치는 필수사업비만 약 41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에서 하주실업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 공사측 설명이다. 사업추진의 현실성 측면에서 전문가 평가위원들이 하주실업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케이피아이에이치의 금융조달 방식에도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피스텔과 상가 등 분양을 전제로 PF대출을 일으켜 사업비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방식 도입 시, 분양에 타격을 입을 경우 터미널사업 자체가 멈춰 설 우려가 크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송대윤 시의원(유성1, 민주) 역시 “오피스텔 주력의 복합터미널이 과연 타당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오피스텔 거주민의 주거환경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송 의원은 “공영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케이피아이에이치는 지하 2∼4층 주차장, 지하1층 근린생활시설, 지상1층 터미널, 2층 판매시설, 3층 영화관 등 문화집회시설, 4~10층 오피스텔 건립 청사진을 제시했다. 유성복합터미널의 주력을 오피스텔로 채우겠다는 구상인 셈.  

현대건설과 금호건설, 터미널 운영에 금호홀딩스, 상업시설 임대대행에 교보리얼코, PF금융은 리딩투자증권이 케이피아이에이치에 참여의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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