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피해 폭로에 검찰 압수수색, 심리적 압박감 작용한 듯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당초 8일 오후로 예정했던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한준섭 충남도 공보관이 8일 오후 1시께 안 전 지사의 회견 취소 문자메시지를 읽고 있는 모습.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당초 8일 오후로 예정했던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한준섭 충남도 공보관이 8일 오후 1시께 안 전 지사의 회견 취소 문자메시지를 읽고 있는 모습.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당초 8일 오후로 예정했던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지은 씨에 이어 추가 피해자의 폭로가 이어졌고, 검찰의 압수수색 등이 진행된 데 따른 심리적 부담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7일 언론사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8일 오후 3시 충남도청 1층 로비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안 전 지사는 기자회견을 2시간 앞둔 8일 오후 1시께 돌연 기자회견 취소를 통보했다.

안 전 지사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하여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 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안 전 지사가 기자회견을 취소한 데는 곧 있을 검찰 소환을 앞두고 회견 도중 불필요한 답변이나 말실수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의미다.

실제 안 전 지사는 이날 문자메시지에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 달라.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언론의 과잉 취재경쟁과 추가 피해자 폭로도 회견 취소의 또다른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안 전 지사의 기자회견 개최 소식이 알려진 7일 저녁부터 수 백명의 기자가 도청사 1층에 진을 치고, 더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하는 등 취재경쟁이 벌어졌다.

곧 검찰에 소환된다면 어차피 포토라인에 서야 할 안 전 지사가, 두 번씩이나 포토라인에 서는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JTBC는 7일 뉴스룸을 통해 안 전 지사가 지난해 대선 경선 기간 중 자신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직원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을 담은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 5일 김지은 씨에 이은 두 번째 폭로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8일 오전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장소로 지목된 서울시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도청의 한 출입기자는 “검찰 조사와 사죄 발표 기자회견은 별개의 문제다. 한때 도지사였고, 대권에 도전했던 인사로서 갑자기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은 도민과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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