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신분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만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어. 당신네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당신의 이 무례한 행동을 고발 하겠어.”

그러자 이반 곤예프는 더욱 큰소리로 버럭 고함을 질렀다. 얼굴색이 급작스럽게 돌변했다.

이 새끼 도저히 안 되겠구먼. 죽고 싶어 환장 했어, 여기가 어디라고 고함이야. 하스볼라토프 홍이 너를 만나기로 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있어. 그래도 끝까지 시치미 뗄 생각이야?”

증거라니?”

이반 곤예프는 작은 수첩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그 속에서 얇은 메모지를 꺼냈다.

이것이 미스터 홍의 수첩이다. 이 속에 들어있는 메모지는 뭐야?”

“........”

나는 메모지를 유심히 살펴봤다. 그 곳에는 블라디미르 호텔 꼬레아 장민.”이라고 적혀 있었고 411이라는 내방 번호가 비밀기호같이 메모되어 있었다.

전혀 모르는 일인데......”

이래도 모른다고 할 거야? 그 자가 너를 만나기 위해 그 곳에 갔고 그 곳에서 메스암페타민을 넘겨주기로 했다는 증거가 있는데도 모른다고 오리발이야?”

그는 반짝거리는 구두를 내 코밑에 바짝 들이대고 서류뭉치로 내 볼을 툭툭 쳤다. 자신에게 더 거세게 덤벼보라는 눈치였다. 그것을 미끼로 내게 또 하나의 올가미를 씌우려는 심산이었다.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혐의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 가는 자를 감금시켜놓기 위해 의도적으로 일을 저질게 하는 상투적인 수법이었다.

뭐요? 메스암페타민 이라니 필로폰 말이오? 그 물건이 왜 내게 있어?”

몰라서 묻나?”

다 뒤져 보시오. 당신네들이 원하는 필로폰이 나오는지. 내 방을 뒤져 보면 알 것 아니오?”

나는 정말로 미쳐 환장 한다는 말을 실감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권총을 빼들고 내 이마에 들이댔다. 험악한 표정으로 뜨는 소같이 쉭쉭거리며 나를 노려보았다. 얼굴색이 수시로 변했고 금방 이라도 방아쇠를 당길 조짐이었다.

나는 등짝에 진땀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이자가 방아쇠를 당긴다면 나는 끝장이다. 참자. 총영사관을 통해 정식으로 항의하자. 말을 하지말자.’

이 새끼야. 네가 미스터 홍을 만나기로 했던 것을 알고 있어, 그 놈이 너를 만나기 위해 그 호텔에 갔던 것도 말이야. 그래도 모른다고 할 거야?”

“.......”

그래도 말을 하지 않겠다 이거지. 좋아 그렇다면 내가 본때를 보여주지. 얼마나 질긴 고통을 겪게 될지 잘 경험 해 봐……. 이 새끼 형편없는 새끼구만.”

그는 나를 좀 전에 보았던 작은 방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는 지독한 심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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