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의 등뼈 부근에 있는 신경절에 잠복 상태로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대개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들 사이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바이러스가 침범한 신경을 따라 신체 부위가 바늘로 찌르는 듯 하거나 쿡쿡 쑤시고 화끈거리는 통증이 수일간 지속되고, 피부에 발진과 물집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피부병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 물집은 10∼14일이 지나는 동안 변화하며 고름이 차고 탁해지다가 딱지로 변하게 된다. 이처럼 딱지가 생긴 후에는 대개 증상이 좋아지지만,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성모윌병원 이상훈 원장은 “전체 환자의 70~80%는 급성기의 통증과 피부 발진이 2~3주 안에 회복된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 조기 통증이 심했던 환자의 경우 피부 발진 치유 후에도 신경통 등 만성 통증으로 이어져 수년, 길게는 평생을 고생할 수 있다. 이러한 대상포진성 통증은 노인 환자의 약 30%에서 나타나고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은 대부분 치료를 시작하면 빠르게 치유되지만, 피부의 병적인 증상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세균감염이 발생하여 곪을 수 있다.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는 경우에는 홍채염이나 각막염을 일으켜 실명할 수 있고, 바이러스가 뇌수막까지 침투하면 뇌수막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바이러스는 잠복 상태로 몸속에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 다시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드물지만 발진이 없는 대상포진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피부의 병적인 변화가 특징적이지 않거나 그 모양이 전형적인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 진단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배양해서 진단하기 보다 정밀한 검사를 시행하여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이 원장은 “대상포진 치료는 항바이러스제 복용 등으로 이루어지나 무엇보다 발병 초기에 손상된 신경을 정확히 찾아 신경치료를 통해 후유증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고령인 경우의 발병률을 줄여주는 대상포진 예방 접종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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