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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의 힐링에세이] 애도과정은 상실경험을 통한 정서적 회복이다
[박경은의 힐링에세이] 애도과정은 상실경험을 통한 정서적 회복이다
  • 박경은
  • 승인 2018.03.05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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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우리는 초·중·고·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정들었던 친구와 선생님 그리고 교정과 작별을 하게 됩니다. 소리 없이 우는 사람, 새로운 삶의 기대에 들 뜬 사람, 무감각한 사람 등 다양합니다.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연인, 서로를 너무 힘들게 해서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관계 등도 상실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수시로 떠나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를 보내고 내일을 맞이하는 일, 가전제품을 새로운 물건으로 교체하는 일, 소지품을 바꾸는 일,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 등 소소한 것까지도 상실의 경험을 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잊혀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삶은 함께 나누는 일, 희노애락, 떠나보내는 일, 희망을 기대하는 일, 그리워하는 일, 사랑하며 토닥이는 일 등이 모두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 삶 속에서 깊은 상실의 경험은 너무나 힘들고 아픈 일입니다. 여기서 '상실(loss)'이란 인간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대상에게 가까이 할 수 없게 되거나 혹은 가치 있는 일이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실제적이거나 잠재적인 상황을 말합니다. 또한 ‘상실감’은 사랑하는 사람 혹은 기르던 애완동물과 같은 생명 또는 아끼던 물건과 같은 물리적 대상이 없어짐으로 인해 느끼는 감정을 말합니다.
상실의 경험은 소중한 대상으로부터 분리하는 것 외에 물건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포함합니다. 때로는 상실로 인한 애도는 그 사람으로 하여금 새롭게 무엇인가를 경험함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기회를 갖게 해주기도 합니다.

또한 애도는 다시 찾을 수 없는 것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슬픔을 받아들일 때 겪는 고통스러운 통과의례라고 말합니다. 애도과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상실한 대상을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떠나보내게 됩니다. 떠나보내는 과정 속에서 슬픔을 이겨내고, 상실한 대상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극복의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일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됩니다. 정신분석가 프로이트는 이를  '애도작업(grief work)' 즉, ‘비애의 과정 중에 상실된 대상에게 투여되었던 리비도를 철수함으로써 자아가 다시 자유로워지고 원래의 에너지 상태로 귀환하게 되는 것’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래서, 애도작업이 힘든 작업이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지금 나는 애도작업 중인가? 를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너무 많이 힘들고 지칠 때는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의 가닥이 실타래처럼 얽힐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으로 인해 스스로를 없는 존재로 만들어 자신조차 용서하지 못할 정도로 생각을 실타래 속에서 서로 엉키게 할 때가 있습니다. 이것 또한 자신 안에서 떠나보내지 못하는 그 무언가를 찾아내야 합니다.

우리에게 과거의 생각 속에서 혹은, 고통의 순간을 다시 회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입니다. 현실 속에서 과거의 사건을 어떻게 재인식하고, 재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의 태도는 달라집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고통을 떠나보내는 애도작업을 통해서 다시 현재를 살 수 있도록 에너지원을 찾아야 합니다.

어느 날,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상담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까? 상담을 받고나면 지금 현재의 고통이 사라질 수 있는 겁니까? 상담을 받는 동안의 시간과 경제적인 비용을 손실하는 대신에 자신의 위로자, 동력자를 얻게 됩니다. 또한 상담을 통해서 현재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고통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한 근원을 알아내고, 고통을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능력으로 하여금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상처 떠나보내기’를 했을 때 자신의 정서적 회복은 그리 힘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살면서 순간 순간 애도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벗어나야 하는 것은 아주 오래된 과거의 자신임을 알게 됩니다. 그 속에서 변하지 않으면 현재의 삶이 헛되고 헛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프랑스의 정신분석 학자 라깡은 “내담자가 정말 변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그 순간부터 내담자는 진정한 분석관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진정한 결심, 과거로부터 벗어나겠다는 변화의 결심, 이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은 해결된다”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몸은 현재에 살고 있지만, 우리의 생각은 과거나 미래 속에 사는 날들이 많습니다. 그 과거 속에서 스스로 벗어나려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애도작업으로서는 충분합니다. 현재 나는 애도 작업 중이십니까? 그렇다면 희망을 가슴에 품고 계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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